2024.04.25 (목)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남부 도시에 사는 한 집에 방문하면 개들이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그리고 그 뒤로 뒤뚱뒤뚱 달려 나오는 녀석이 있습니다.
바로 9년째 쉬엠코 씨 가족과 함께 해온 반려 거위 스티브이죠.
그런데 지난 6월, 마당으로 나간 쉬엠코 씨는 깜짝 놀라 온몸이 굳었습니다. 마당에는 스티브의 깃털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고, 스티브는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스티브가 사라졌습니다.
쉬엠코 씨는 마을을 샅샅이 돌아다니며 스티브를 찾아 헤매며, 사람들에게 하얀 거위를 본 적이 있느냐고 수소문했고, 며칠 후 드디어 스티브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주민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주민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여우 한 마리가 하얀 거위를 입에 물고 지나가는 걸 봤어요."
쉬엠코 씨는 스티브가 고통스럽게 잡아먹혔을 거라고 생각하자, 괴로워 밤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 아침 누군가 쉬엠코 씨 집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가족이 깼습니다.
'똑똑- 똑똑똑-'
문을 연 쉬엠코 씨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스티브였습니다!
쉬엠코 씨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스티브를 껴안았고, 온몸이 지저분하고 지쳐 보이던 스티브 역시 그의 품에 머리를 기대 울었습니다. 여우에게 잡혀갔던 스티브가 어떻게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쉬엠코 씨에게는 스티브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만이 중요했습니다.
스티브는 한동안 구석에서 꼼짝하지 않으며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 증상을 보이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스티브의 무사귀환을 축하합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CARLA SHYM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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