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2019년, 스페인 말라가에 있는 한 동물원은 인형을 꼭 껴안고 있는 귀여운 아기 침팬지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인형을 껴안고 있는 손이 무척 애처로워 보이는데요.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버림받은 아기 침팬지, 지브릴입니다.
지브릴의 엄마는 과거 서커스단에서 학대를 받으며 지내온 영향 탓인지 제대로 된 모성애를 발휘하지 못했고, 지브릴을 낳자마자 곧장 자리를 떠나며 자신의 새끼를 외면했습니다.
동물원 사육사들이 당장 지브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원숭이를 닮은 인형을 넣어주는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브릴 역시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줄 존재가 인형밖에 없다는 걸 알기라도 하는 듯 양손으로 인형을 꼭 껴안고 인형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었습니다.
하지만 아기 침팬지에겐 '진짜 엄마'가 필요했고, 사육사들은 발렌시아에 있는 동물원(Biopark Valencia)에 연락을 취해 녀석을 돌봐줄 어미 침팬지 후보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동물원이 점찍어 두었던 암컷 침팬지도 지브릴에게 어떠한 관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녀석의 곁에는 다시 아무 말 없는 원숭이 인형만이 남아 있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그때 기적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끼를 낳아본 적도 돌본 적도 없는 또 다른 암컷 원숭이 에바가 지브릴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동물원은 오랜 적응 기간과 훈련을 통해 에바와 지브릴의 만남을 진행했고, 이 과정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이곳 Biopark Valencia에 온 지 어느덧 1년이 된 지브릴과 에바의 현재 모습입니다.
지브릴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여느 아기 원숭이와 다를 바 없이 엄마 에바에게 기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리에 완전히 녹아든 지브릴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으며, 엄마 에바는 지브릴을 품에 안고 털을 고르거나 먹이를 먹이는 등 훌륭한 모성애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때론 엄마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응석을 부리는 지브릴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는데요. 1년에 걸쳐 이 모습을 지켜봐 온 네티즌들은 "지브릴에게 진짜 엄마가 생겨서 다행이다" "내가 엄마가 돼줄 수도 있는데" "침팬지가 이렇게 귀여운 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지브릴의 종인 서부 침팬지(아프리카 챔핀지)는 멸종 위기종에 처해있으며, 본래 서식지였던 4개국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 로미
사진 인스타그램/bioparcvalen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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