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레이첼 씨의 아버지는 언제나 개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개를 싫어하는 분이셨죠.
우여곡절 끝에 천사 같은 댕댕이 올리버를 입양하게 되었지만, 레이첼 씨는 여전히 아버지의 반응이 걱정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개는 냄새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거든요."
하지만 그녀의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습니다.
레이첼 씨의 아버지는 첫날부터 올리버를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집안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딸의 시선을 의식해 무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누가 봐도 광대뼈가 씰룩거리고 있었죠.
"거짓말이었어요. 아버지는 개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데 올리버를 입양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녀석이 설사를 하며 크게 앓았습니다. 그러자 아버지의 표정에도 근심이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아버지는 올리버 옆에 누워 녀석의 배를 밤새도록 문질렀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도 아버지는 올리버가 배탈이 날까 매일 이불을 덮어주곤 합니다.
어느덧 7년이 흘렀지만, 아버지는 올리버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녀석이 또 배가 차 배탈이 나면 안 되니까 말이죠.
레이첼 씨는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장면이라고 자부하며 아버지가 올리버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아버지는 올리버를 막내 아기 다루듯 대하세요. 올리버가 아프면 함께 아파하시고, 올리버가 애교를 부리면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거든요."
그러나 자존심이 강한 아버지는 여전히 자신이 개를 좋아한다는 것을 순수하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고양이가 더 좋다고 말씀하시지만, 단 하루도 올리버의 배 위에 이불을 덮어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프기만 해봐. 쪽!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x.oliver.and.company.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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