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얼마 전, 터키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던 누만 씨가 큰 부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의 명품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할 정도였는데요.
그런데 그만. 누만 씨의 연기에 깜빡 속은 댕댕이 한 마리가 달려와 쓰러진 그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습니다.
누만 씨는 고개를 좌우로 돌려보며 개의 키스를 피해 보지만, 고통으로 일그러져야 할 누만 씨의 표정은 웃음을 참느라 입가 씰룩거리고 마는데요.
결국, 그는 본의 아니게 웃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공연을 마무리 짓습니다. 공연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긴 했지만,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밝은 미소와 함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죽은 척 누워있던 누만 씨 역시 참아왔던 미소를 터트리며 자신의 얼굴을 핥는 개를 껴안습니다. 비록 공연이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누만 씨는 이날을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말합니다.
"처음엔 동료의 애드리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부드러운 털과 따뜻한 콧바람이 느껴지고 나서야 개라는 걸 깨달았죠."
그가 미소를 머금고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연기를 방해해서 화나지 않았냐고요. 아니요. 저를 걱정해서 달려와 준 거였잖아요. 녀석에게 제 연기력을 인정받은 거죠."
개는 누만 씨가 멀쩡한 것을 확인한 후에 다시 자리를 떴다고 하는데요. 누만 씨는 사랑스러운 개를 돕기 위해 다시 만날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녀석이 좋은 보호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녀석은 광장에 자주 나타나는 떠돌이 개라고 해요. 녀석과 다시 만날 때까지 계속 찾아볼 생각입니다. 이번엔 제가 도울 차례니까요."
읍. 으읍. 쪽!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İZMIT BELEDIYESI, 페이스북/kocaeliviz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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