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지난 3월, 레아 씨는 사랑스러운 고양이 구찌를 입양했습니다. 고양이를 처음 키워보는 그녀는 고양이가 영리하고 똑똑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그 환상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레아 씨는 리터박스(고양이 화장실)로 우아하게 걸어가는 구찌를 보며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여유와 기품이 넘치는 구찌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인데요. 빙구 같은 모습만 잔뜩 담고 말았습니다.
커다랗게 뚫려있는 화장실 입구를 놔두고 바로 옆에 있는 주먹만 한 구멍에 머리를 집어넣은 것이죠.
"구찌야. 거기 입구 아니야."
하지만 구찌는 레아 씨의 말을 들은 체 만 체 하며 작은 구멍으로 자신의 몸을 욱여넣었고, 통통한 엉덩이와 두 뒷다리를 허공에 떠 우스꽝스럽게 허우적거렸습니다.
그런데 또 놀라운 건, 그 작은 구멍을 통과했다는 것입니다.
"오 세상에!"
볼일을 본 구찌는 다행히 나올 때는 원래의 구멍으로 나와 우아한 걸음으로 사라졌습니다. 뒤에서 들려오는 집사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말이죠.
레아 씨는 그때 이후로 구찌의 모든 행동이 바보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실제로 좀 바보에 가까웠습니다. 그동안 그녀가 보고 싶었던 점만 보았을 뿐이었죠.
"구찌는 도도하고, 기품 넘치고, 우아한 고양이입니다. 가끔 화장실 입구를 못 찾거나, 괴상한 포즈로 누워있다거나, 애처롭게 난간에 매달려있을 때가 있지만요."
쉬운 문제를 어렵게 푸는 재능이 있거등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LEAH MADLEY, 틱톡/ Leah Mad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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