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최근 미국 미주리주에 사는 지미 씨는 집 뒷마당에 붙어 있는 나뭇가지를 보고 심장이 떨어질 뻔했습니다. 천장 문턱에 붙어있던 기다란 나뭇가지가 스스로 움직인 것이죠!
자세히 보니 녀석은 나뭇가지와 똑같이 생긴 벌레, 이른바 자벌레였습니다.
지미 씨는 녀석에게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외계 식물 종족의 이름을 따 그루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숲 근처에 사는 지미 씨가 그루트를 보고 놀란 이유는 녀석의 엄청난 크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벌레는 최대 7인치(약 17.8 c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루트의 크기는 무려 9인치(약 23cm)였습니다.
기다란 나뭇가지가 어울리지 않는 곳에 붙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보았을 때 지미 씨가 얼마나 놀랐는지 말도 못 할 정도였죠.
하지만 지미 씨 가족은 곧 그루트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었고, 녀석을 위협하거나 내쫓지 않은 채 편히 놀다 가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그루트는 여전히 지미 씨 가족의 뒷마당에 머물렀습니다. 엄청난 덩치 덕에 녀석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미 씨가 단지 녀석의 몸집에만 주목한 것은 아닙니다.
"그루트는 확실히 우리들의 관심과 애정을 바라는 것 같았어요."
그루트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미 씨와 가족이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와 인사를 나누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높은 곳에 붙어 있을 땐 내려오고, 바닥에 있을 땐 높은 곳으로 올라옵니다. 우리와 가까워지는 방향 쪽으로요."
대벌레는 11월 중순까지 생존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숲으로 돌아가 짝을 찾습니다. 조만간 그루트도 자벌레의 운명을 따라 가족과 이별할지도 모릅니다.
지미 씨는 다가오는 그루트와의 이별을 숙연히 받아들이면서도 녀석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루트를 만나기 전까지는 벌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그루트를 만나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루트는 우리 가족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녀석입니다. 그런 녀석에게 어떻게 정을 주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루트가 숲으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우리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JIMMY SEX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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