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1989년, 영국 북부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아기 바다표범 한 마리가 구조되었습니다. 이후로 녀석은 코니시 물개 야생동물보호소로 옮겨져 보살핌을 받고 있는데요.
발견 당시 자그마했던 아기 바다표범이 어느덧 31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생일의 주인공은 바로 율록스(Yuellogs)입니다.
그리고 율록스의 가족이자 보호소 직원들은 녀석을 위해 특별한 생일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율록스가 가장 좋아하는 생선을 똘똘 뭉쳐 얼음으로 만든 케이크이죠!
직원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율록스에게 케이크를 전달했고, 선물을 본 율록스 역시 활짝 웃으며 크게 기뻐했습니다.
보호소는 활짝 웃는 율록스의 사진을 SNS에 공개했고,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 역시 31번째 생일을 맞이한 율록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런데 율록스에 대한 수많은 관심이 쏟아지자, 자연스럽게 율록스가 왜 야생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코니시 물개 야생동물보호소의 관계자가 질문에 답변했습니다.
"사실, 31년 전 율록스는 야생으로 돌려보내졌었습니다. 그런데 3개월 후 앙상한 바다표범이 해안가에서 사람들을 따라다닌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바로 율록스였지요."
발견 당시 율록스의 무게는 60kg으로 정상 체중인 250kg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즉, 적응에 실패해 3개월 동안 제대로 된 먹이를 먹지 못한 것입니다.
"해변에 놀러 온 사람들은 대개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다니는데, 율록스는 그 플라스틱 양동이에 생선이 들었다고 생각한 거예요. 보호소에서 지내던 동안 사람에게 얻어먹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죠."
결국, 보호소는 율록스를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고 이렇게 3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놀라운 점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거친 야생에 사는 수컷 바다표범의 평균 수명은 25살입니다. 그러나 율록스는 이보다 6년이 더 지난 지금도 행복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호소가 율록스의 생일을 매년 특별히 챙기고 축하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율록스를 오랫동안 보아와서 알아요. 선물을 받은 율록스는 진심으로 행복해했고 앞으로도 남은 생을 우리와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린 내년에도 더 큰 생일 케이크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글 해파리
사진 @Cornish Seal Sanctuary(sealsanctuary.sealifetru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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