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저요? 저 고래인데요.'
오늘날, 우리는 두 눈으로 직접 본 적도 없는 수많은 동물을 알고 있습니다.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동물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중세 시대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동물을 보기 위해선 아프리카로 직접 가야 했거나, 아프리카에 있는 동물을 데려와야 했습니다.
'억울하게 생긴 표범'
심지어 악어, 호랑이, 고래처럼 덩치가 크거나 해양생물처럼 쉽게 죽는 동물 오직 말로만 전해질뿐이었죠. 그래서 화가들은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는 이 동물을 오직 '말로만 듣고' 그려야 했습니다.
대니얼 홀랜드 씨는 이 그림들을 비웃기보다는 이렇게 그릴 수밖에 없었던 당시 환경과 그림 양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날의 화가들에게도 화가가 알지 못하는 동물의 특징을 말로만 설명한다면 이상한 그림을 그려줄 겁니다. 아무리 그 특징을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고 하더라도요."
'믿기지 않겠지만 저는 달팽이입니다'
사진과 똑같이 그려내는 하이퍼리얼리즘의 그림 수준까지 발전한 오늘날에도 같은 조건에서 그리면 중세 시대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상한 동물 그림은 당대 화가의 그림 실력보다는 운송수단과 통신 수단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악어입니다'
또한, 중세 시대 당시의 그림 양식과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합니다. 중세 예술가들은 그림에 자신의 의도를 담아내는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작가의 주관에 따라 특징이 강조되거나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중세 시대는 서양미술사의 암흑기에 속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깊은 공간감과 역동적 자세를 취하던 그림 양식이 중세로 들어서며 평면 그림에 경직된 자세로 고착화되었기 때문이죠.
'굴입니다. 저 건들지 마세요.'
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그려도 저거 본단 낫겠다." "정말 못 그리네"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 이 시대 최고의 화가들도 중세에 태어났다면 똑같은 그림을 그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대니얼 홀랜드 씨가 이 그림들을 소개한 의도는 "화가 개인이 아닌 시대상을 고려해야 한다 것이지만, 꼬리스토리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오늘날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는 데에도 큰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그림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 화가 되게 못 그렸네'라고 생각하셨나요. 아니면 '저렇게 그린 이유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셨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저는 하마입니다. 하아...'
처음 뵙겠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트위터/DannyDutch, 인스타그램/dannydutch
https://www.dannydutch.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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