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몇 달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여성이 차를 마시며 마당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활짝 핀 꽃 사이로 꼼지락거리는 까만 나비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자세히 보니 아기 길고양이의 콧구멍이었습니다.
그렇게 발견된 아기 고양이는 지역 동물 구조대로 이송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아기 고양이는 선천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콧구멍이 양쪽으로 벌어져 대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마치 까만 나비처럼 말이죠!
하지만 녀석은 콧구멍이 나비처럼 생겼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상 증상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아직 눈도 못 뜰 정도로 어린 녀석이었지만 배가 고픈지 밥을 달라고 크게 울었습니다.
"묘뀨류!"
나비 모양의 콧구멍을 가진 아기 고양이는 지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애슐리 씨에게 인계되었고, 이곳에 살며 엘라라는 이름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90g밖에 나가지 않던 체중 역시 이제는 제법 무게가 느껴질 정도로 통통하게 살이 올랐죠.
"먹고, 놀고, 소리 지르고 다시 잡니다. 그게 엘라의 일상이에요."
애슐리 씨의 집에는 멀더라는 이름의 또 다른 고양이도 있는데, 엘라는 나비처럼 날아 멀더의 엉덩이에 벌처럼 파고들었습니다.
얼핏 고양이들 간의 단순한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애슐리 씨는 이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멀더는 다른 고양이들의 장난을 받아주는 친절한 녀석이 아니에요. 멀더의 저런 모습은 저도 처음 봐요."
사실, 멀더도 처음엔 엘라의 관심을 끈질기게 무시했습니다. 쳐다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그보다 끈질긴 건 엘라의 호기심이었습니다.
"엘라는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로 다른 고양이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려고 노력해요. 바람이 나비를 뒤로 밀어버려도 꽃잎에 앉기 위해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것처럼요."
애슐리 씨는 외모에 대한 아무런 선입견이 없다면 엘라는 최고의 반려묘가 될 거라고 강조하며, 엘라가 입양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는데요.
나비라는 애칭을 가진 엘라는 오늘도 두 날개를 파닥거리며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고 있습니다. 어떤 거센 바람이 불어도 이겨낼 것을 다짐하면서 말이죠!
글 제임수
사진 Love Meow, 인스타그램/bruceandfoxfo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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