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아리엘 씨의 하루 일과는 방문 앞에 쌓인 선물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선물은 문 앞에서 거실까지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 선물을 놓고 갔군요."
아리엘 씨는 고개를 돌려 문 옆에 쓰러져 자고 있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말합니다.
"선물 고마워, 조이."
사실, 조이가 물어온 것들은 빨래통에서 물어온 티셔츠, 소파 아래 있던 슬리퍼 그리고 딸이 가지고 노는 인형들입니다.
어쩌면 물건들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게 더욱 귀찮은 일일 수도 있는데요. 아리엘 씨는 방 문을 열 때마다 감동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칩니다.
"우와. 오늘은 뭘 물어왔니, 조이?"
그러고는 조이가 물어온 물건을 하나하나 다시 제자리로 가져다 놓습니다.
"저만을 위한,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선물을 받는데 당연히 기분이 좋지요. 내용은 중요하지 않아요."
아리엘 씨는 조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영상에 담기 위해 방 문 앞과 인형 더미 앞에 각각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에 놀라운 장면이 담겼습니다.
조이가 선물을 신중하게 고르는 모습이었죠!
"인형을 물었다 놓았다, 어떤 걸 가져갈까 한참 고민하더군요."
마침내 인어공주 인형 입에 문 조이가 아리엘 씨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오더니 이번에는 더욱 큰 인형을 골랐습니다.
"그다음으로 고른 인형은 조이보다 컸어요."
조이는 자신보다 큰 인형을 물고 옮기다 인형을 밟고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이내 요령을 깨달은 녀석은 팔자걸음으로 뒤뚱뒤뚱 걸으며 인형을 밟지 않고 전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아리엘 씨의 방 앞에는 수많은 인형과 빨랫감이 쌓여있습니다. 아리엘 씨는 조이가 준 선물을 주우며 말합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아침이군요."
조이야, 쥐만 아니면 돼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Ariel, @Cat Carzy
인스타그램/joyandtr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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