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킴벌리 씨의 반려견 하워드는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똥꼬발랄 댕댕이입니다. 에너지가 어찌나 넘치는 녀석이 꼬리를 흔들 때마다 몽둥이로 소파를 두드리는 소리가 날 정도이죠.
"통- 통- 통-"
하지만 에너지를 마구 사용하던 하워드는 종종 방전된 채 그 자리에서 잠이 들곤 합니다. 배터리가 방전된 스마트폰처럼 그대로 전원이 꺼집니다.
킴벌리 씨가 코를 골며 고이 잠든 하워드를 보며 말했습니다.
"얘 또 이상한 자세로 자네."
하워드가 자는 자세는 다양합니다. 소파에 상반신을 올려놓은 채로 무릎을 꿇고 잠들기도 하고, 반대로 하반신을 소파 위에 올린 채 바닥에 뺨을 대고 잠들기도 합니다.
특징은 상반신과 하반신이 따로 움직이는 데 있습니다.
"하워드는 상반신만 챙겨요. 하반신은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킴벌리 씨는 하워드가 가족의 수면 자세를 따라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추측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처럼 등을 바닥에 대고 똑바로 누워서 잤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워드의 자세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변이 되기 시작했고, 지금 눈앞에 보는 것처럼 하워드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탄생했습니다.
킴벌리 씨는 하늘로 봉긋하게 솟은 하워드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불편한 모습으로 자는 것 같아 너무 안쓰러운데 표정은 또 세상 평화로워요. 깨우기는 미안하고요."
그녀가 엉덩이를 쓰다듬는데도 하워드는 눈꺼풀을 부르르 떨기만 할 뿐, 잠에서 깨지 않았는데요. 하워드에게는 이 자세가 아주 편안한 것 같습니다.
어 잘 잤다. 밥 줘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KIMBERLEY SPENCER
인스타그램/howardthehotm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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