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위로 뾰족하게 솟은 귀. 험상궂은 눈매.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두운 코스튬에 근육질 몸. 여러분은 이 설명을 들으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들은 배트맨이라고 대답하는데요. 저는 엔조가 떠오릅니다.
엔조는 대형견 중의 대형견이라 불리는 그레이트 데인으로 몸무게가 68kg이나 나갑니다. 육중한 덩치와 근육으로 무장한 녀석은 재밌는 별명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배트맨입니다.
엔조와 마주치는 사람들은 고담 뒷골목에서 배트맨과 마주친 듯 엄청난 위압감에 눌리곤 합니다. 외형도 덩치도 배트맨과 똑 닮은 녀석은 이미 주민들에게 배트맨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트맨과 가장 다른 한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낯선 사람에게도 사랑을 퍼준다는 점입니다. 대니 씨는 엔조와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엔조에 대한 경고를 미리 전하곤 합니다.
"워 조심하세요. 이 녀석은 당신을 온종일 핥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놈이거든요."
대니 씨는 엔조와 함께 거리로 나설 때마다 엄청난 주목을 받습니다. 인상을 쓰고 앞만 보며 걸어가는 위풍당당한 모습은 주변을 압도하기에 충분하죠. 그런데 그것도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마주치는 사람들을 향해 촐싹맞게 꼬리를 흔들며 푼수기를 마음껏 발산하기 때문이죠.
"그냥 배트맨처럼 생긴 아기라고 생각하면 돼요."
엔조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현재 3만 2천 명의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로 유명세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엔조가 동네를 한 바퀴 돌 때마다 배트맨이 순찰을 하는 것 같다며 매우 든든해 한다고 하네요.
녀석이 도둑에게도 꼬리를 흔들 녀석이란 걸 알면서 말이죠!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enzo.greatd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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