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12월 21일, 러시아 울리아노브스크(Ulyanovsk)에 위치한 쓰레기 처리 공장에서 직원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금속 쓰레기를 선별하고 있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의 도착 지점은 모든 쓰레기를 갈가리 부서뜨리는 파쇄기입니다.
그때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지나가는 포대자루가 직원 중 한 명인 미하일 씨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자루가 파쇄기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에 낚아채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혹시라도 자루 안에 금속 조각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런데 자루 안을 들여다본 그는 반짝이는 물체를 보고 온몸이 그대로 굳었습니다.
"맙소사."
자루 속에는 턱시도 고양이 한 마리가 태연하게 앉아 큰 눈으로 미하일 씨를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가 자루를 낚아채지 않았더라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뻔했습니다.
미하일 씨는 즉시 고양이를 자루에서 꺼내 품에 안았고, 동료들은 안전 관리팀이 모니터링하는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라고 신호했습니다.
자루에서 나온 고양이는 길고양이치고는 비교적 통통했으며, 사람의 손길이 익숙한 듯 미하일 씨 품에 안겨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들을 구경했습니다.
분명 누군가 키우던 집고양이가 분명했으며, 차분한 모습으로 보아 자신이 위험했다는 상황조차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녀석이 왜 입구가 돌돌 말린 포대자루 안에 들어가 있었는지입니다.
미하일 씨와 동료들은 녀석을 돌보던 이전 보호자가 녀석을 포대자루에 넣어 유기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했습니다.
"비록 발생하지는 않은 사고지만 우리 모두 큰 충격을 받았어요."
고양이가 쓰레기 파쇄기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 미하일 씨에게 구조되는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유명해진 고양이는 울리아노브스크 지역의 순환 자원경제부의 동물보호소 부장관으로 명예 임명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장관을 구한 미하일 씨는 그가 일하는 공장으로부터 감사패와 함께 보너스 월급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론 끔찍할 뻔했던 사고이면서도 해피엔딩으로 끝난 이슈인데요. 안타깝게도 쓰레기 처리 공장에서는 의외로 꽤 자주 일어나는 사고라고 합니다.
사실, 미하일 씨가 일하는 공장에서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반려동물로 키우던 고슴도치와 거북이 등이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사고가 일어나면 안타깝게 죽은 동물은 물론이고, 근로자들 역시 큰 충격을 받거나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고 하는데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범죄와 학대는 더 이상 그만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화가 난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Gorkomh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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