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여러분은 평화에 젖어 잘 모르시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선 여전히 활발한 첩보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무슨 말을 하고 또 무엇을 하는지 항상 몰래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죠.
꼬리스토리는 우리 일상에 스며든 스파이들의 증거를 수집 중인데요. 자료를 빼앗기기 전에 세상에 공개하려고 합니다. 아래는 국정원에 제출할 증거 자료입니다.
01. 간첩신고는 113
거기 113이죠? (소곤소곤). 여기 우리 집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서요. 아뇨, 우리 집 고양인데요. 아뇨. 장난전화 아니구요. 정말 수상한 고양이라구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02. 수상한 영희 씨
거기 113이죠? 네. 또, 접니다(소곤소곤). 영희 씨를 신고하려고 하는데요. 네. 이름이 고, 영자, 희자이고요. 하얀 드레스에 밀짚모자를 쓰고 있어요. 네네. 키는 한 30cm 되는 것 같고요. 아뇨. 장난전화 아니라니까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03. 방향이 중요해?
네. 또, 전데요. 이번엔 정말 빼박 증거를 잡았어요. 수상한 녀석이 창가에 매달려 한참을 쳐다보고 있어요. 아뇨아뇨. 밖에서 안을 보는 게 아니라, 안에서 창밖을 보는 거예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04. 땅굴은 잘 있겠지
안녕하세요. 아저씨. 저예요. 식사는 하셨어요. 네네. 다름 아니라. 여보세요. 여보세요.
05. 좋은 정보군
아저씨. 끊지 마세요. 끊지 말라고요.꼬마 고양이가 담장에 숨어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다고요. 왜 아무도 제 말을 믿어주지 않는 거죠. 증거사진을 보내드릴게요!
06. 수상한 차번호
이제 제 말이 믿겨지시나요! 여기 이 녀석은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더니, 지나가는 차 번호를 외웠어요. 이번엔 사진은 물론이고, 제가 직접 듣기까지 했다고요. 네네. 차 번호가 아마도...
분명 묘묘묘묘(5555)라고 했어요.
07. 조금만 더 가까이
알겠어요. 이제 좀 믿기 시작하시는군요. 좀 더 확실한 증거와 내용을 확보해 보내드릴게요. 기다려보세요. 몰래 가까이 다가가보는 중이에요.
08. 앗 들켰다!
으앗, 신고하는 장면을 들키고 말았어요. 살려주세-
뚜뚜뚜-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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