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시드니 씨와 그녀의 남편이 집에 올 때마다 이들을 두 손들어 반갑게 맞이해주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두 손을 든다는 것은 비유적 표현이 아닙니다.
정말 쌍수 들고 환영하는 고양이, 데이지입니다.
남편은 하늘을 향해 손을 번쩍 든 데이지의 겨드랑이를 잡고, 데이지를 등 뒤로 눕혀줍니다. 그러자 데이지가 고개까지 뒤로 활짝 젖힌 채 두 앞발을 부들부들 떱니다.
우주의 기운을 하늘로 향해 내뿜는 것이죠.
사실, 집사와 함께 커플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는 데이지가 처음이 아닙니다. 시드니 씨는 틱톡을 구경하던 중 커플 기지개 영상을 접했고, 이를 남편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을 본 남편은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데이지에게 영상 속 기지개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녀석이 이 기지개에 중독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번 해본 것뿐이었거든요."
그러나 데이지는 첫 시도부터 영상 속에 나온 고양이와 똑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누 눈을 감고, 고개를 젖힌 채, 하늘을 향해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데이지는 아빠를 따라다니며 기지개를 켜달라고 조릅니다. 아빠가 TV를 보고 있으면 바로 옆자리에 앉아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오 맨. 시선 따가워서 편히 못 쉬겠네. 이리 와 데이지. 기지개 켜자."
아빠가 데이지에게 다가가자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 양팔을 하늘 높이 들고 만세를 외칩니다. 그리고 오늘도 우주의 기운을 하늘 높이 쏘아 보냅니다.
이제 두 집사는 틈날 때마다 고양이의 기지개까지 켜줘야 하는 의무가 추가되었지만, 어느 때보다 더욱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데이지가 온 힘을 다해 기지개를 켤 때마다 우리의 기분도 함께 상쾌해져요. 사랑하는 존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도 행복이거든요."
지구의 캔따개들아. 손을 들어 기 좀 보내줄래?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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