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원저작권자 jenny jinya으로부터 배포를 공식 허가받은 콘텐츠입니다.
지난 5월, 영국의 10대 청소년들이 둥지를 지키는 엄마 백조를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괴롭히다 벽돌로 둥지에 있는 알을 짓뭉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엄마 백조는 깨진 알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결국 상실감에 죽고 말았습니다.
독일의 만화가 제니 씨는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엄마 백조의 슬픔을 작품에 담아 팬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사신이 목숨을 거두러 다가오자 엄마 백조가 소리친다.
엄마 백조: 가까이 다가오지 마! 저리 가! 제발, 저리 가라고요... 제발...
사신: 남편은 어디 있지?
엄마 백조: 네?
사신: 백조는 평생을 짝을 이뤄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남편의 영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군. 살아있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너를 두고 떠났다는 것인가...
사신: 너와 아이들을 이렇게 남겨둔 채로...?
엄마 백조: 그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저 역시도...
엄마 백조: 전 제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도 건네지 못했어요.
기적적으로 벽돌이 일을 하나 비껴가긴 했지만...
남은 알을 굴려보는 엄마 백조.
엄마 백조: 하지만 전 이미 죽었군요... 당신은 내 아이들의 영혼을 거두기 위해 온 건가요.
사신: 아니다.
엄마 백조: 제 영혼을 거두기 위해 온 거군요...?
사신은 엄마 백조가 자식을 남기고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을 알고 설득한다.
사신: 두려움도, 고통도, 슬픔도... 네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겠지... 하지만...
벽돌에 파괴된 알들과 멀쩡한 알을 품으며 드러눕는 엄마 백조.
엄마 백조: 네. 전 떠날 준비가 됐어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놀란 사신.
사신: 뭐?
지칠 대로 지친 엄마 백조가 남은 알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엄마 백조: 미안하다... 미안하다 우리 아가... 엄마를 용서하렴.
엄마 백조는 남은 알을 한참 쳐다보다 사신을 따라 저승으로 떠났다.
하늘에서만큼은 편히 쉬기를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Jenny Jinya
인스타그램/jenny_jin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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