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골든 리트리버는 모두에게 친절한 댕댕이입니다. 반면, 차우차우는 가족 외의 존재에게 몹시 쌀쌀맞은 댕댕이이죠.
브로닌 씨의 반려견 스텔라는 리트리버와 차우차우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 스텔라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다람쥐입니다. 매일 앞마당을 침범하는 다람쥐만 보면 울컥하기도 하지만, 왠지 오래 보다 보니 친구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텔라는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 매력적인 다람쥐들의 뒤를 쫓아 신나게 뛰어다니곤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겨울에 되자 다람쥐들의 방문이 뜸해졌고, 스텔라는 바닥에 엎드려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런 스텔라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브로닌 씨는 다람쥐 인형을 선물해 주기도 했지만, 스텔라는 그것이 진짜 다람쥐가 아니라는 걸 모를 만큼 바보는 아니었습니다.
녀석에게 필요한 건 바로 진짜 다람쥐 친구들이었죠. 결국, 한참 고민하던 브로닌 씨는 다람쥐가 나오는 채널을 찾아 TV에 띄워주었습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스텔라는 엄청 똑똑한 아이거든요."
그런데 TV에 다람쥐가 나오는 순간, 스텔라의 두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심장은 빠르게 콩닥거렸고, 살랑살랑 흔드는 꼬리는 소파를 사정 없이 때렸습니다.
"퉁퉁퉁퉁."
그날 이후로 스텔라는 창문 대신 TV 앞에 앉아 다람쥐 친구들을 기다리기 시작했고, 브로닌 씨는 꼼짝하지 않는 녀석을 위해 그녀의 아이패드에 영상을 담아 다녀야 했습니다.
"한번 영상을 틀면 1시간은 꼼짝하지 않아요. TV에 빠져 바보가 될까봐 걱정이지만 생각해보니 원래 바보였어요. 지금은 즐거워하는 모습에 만족할 뿐이랍니다."
개놀랐지만 개만족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트위터/Stellabella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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