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오래전, 멜리사 씨가 부엌에서 요리를 하다가 바닥에 치킨 한 조각을 떨어트린 적이 있습니다. 그녀의 고양이 올리비아가 바닥에 떨어진 치킨을 잽싸게 주워 먹었는데요.
아니,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치킨은 처음입니다!
멜리사 씨는 그때 이후로 올리비아에게 치킨이나 사람 음식을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지만, 올리비아는 당시 먹었던 그 환상적인 치킨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올리비아, 아직도 냄새 맡니?"
올리비아는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치킨이 떨어졌던 바닥에 얼굴을 대고 냄새를 맡습니다.
물론, 치킨의 향이 아무리 자극적이었다고 한들 그 냄새가 지금까지 남아 있을 리는 없습니다. 남아 있는 건 오직 올리비아의 미련뿐이었죠.
"올리비아, 또 왔니?"
올리비아는 매일매일 꾸준히 찾아와 치킨이 떨어졌던 타일에 얼굴을 박았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아려왔습니다.
"처음엔 귀엽고 재밌었지만, 매일 같이 그러니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멜리사 씨 가족은 올리비아를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녀석이 매일 냄새를 맡는 그 타일 위에 간식을 놓아두는 것이죠!
잠시 후, 부엌으로 출근한 올리비아는 타일 위에 놓여 있는 간식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간식을 멍하니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곤 사냥감에 달려들듯 잽싸게 간식에 달려가 허겁지겁 먹어치웠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올리비아가 타일을 찾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타일 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언제 어디서 간식이 뿅- 하고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죠.
"올리비아가 우리의 깜짝 선물을 마법으로 착각한 모양이에요. 타일 위에 음식이 갑자기 생겨난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멜리사 씨 가족은 가족회의 끝에 올리비아의 순수한 마음을 끝까지 지켜주기로 했습니다.
"올리비아가 안 볼 때 간식을 정기적으로 놓아주기로 했어요."
오늘도 올리비아는 마법의 타일 위에 놓여 있는 간식을 보고 신나게 뛰어옵니다. 그리고 이 바보 같은 모습을 보며 멜리사 씨가 웃음을 터트립니다.
"푸크훕! 우리 가족은 올리비아를 사랑해요. 저 바보 같은 믿음과 행동도요. 올리비아가 저 타일을 마법의 타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그 믿음을 지켜줄 거예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Melissa P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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