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미란다 씨 가족의 반려견 루시는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댕댕이입니다. 산책을 하다가도 마주치는 사람마다 한눈에 반하는 금사빠이죠.
하지만 그런 루시가 일편단심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올해 5살인 큰 오빠이고, 다른 하나는 큰 오빠를 매일 같이 집에 바래다주는 셔틀버스 기사 아저씨입니다.
루시가 기사 아저씨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에 대해 미란다 씨가 웃으며 답변했습니다.
"소중한 오빠를 매일 자신에게 선물해 주는 분이니까요."
유치원이 끝나고 오빠가 집에 올 무렵이 되면, 루시가 끙끄응- 하며 문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루시의 칭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미란다 씨가 시계를 보며 외칩니다.
"벌써 오빠가 올 시간이 됐니?"
루시는 미란다 씨에게 아주 훌륭한 알람시계와 같죠.
때맞춰 집 앞에 노란 셔틀버스가 멈춰 서고, 미란다 씨가 문을 열어주자 루시가 꼬리를 흔들며 뛰쳐나갑니다.
루시는 셔틀에서 내리는 오빠에게 얼굴을 문지르며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한 후, 셔틀로 뛰어 들어가 기사 아저씨의 손에 얼굴을 문댑니다.
오빠를 선물해 줘서 고맙다는 루시만의 감사인사이죠!
"오빠에게 인사 한번. 아저씨에게 인사 한번.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푸후흣."
루시는 기사 아저씨와 인사를 짧게 나누고는 셔틀에서 내려 아장아장 걸어가는 오빠 곁으로 재빨리 뛰어갑니다. 그리곤 오빠와 눈이 마주칠 때까지 고개를 들어 뒤꽁무니를 따라가죠.
사실, 루시의 오빠는 자폐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그 증상이 심해 스킨십을 하거나 누군가와 한 공간에 있는 것조차 힘들어했습니다.
하지만 보다시피 이제는 유치원도 잘 다니고 좁은 버스에서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낼 수 있습니다.
미란다 씨는 이것이 모두 루시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루시는 제 아들이 마음을 열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릴 줄 아는 속 깊은 아이예요. 결국 아들이 루시에게 마음을 열었고, 루시는 아들이 세상에 적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어요.
루시는 오빠를 선물해 준 기사분께 고마움을 표현하지만, 저는 제 아들에게 희망을 선물해 준 루시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Muranda Peterson
인스타그램/prettypittielu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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