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뭉치니까 못 할 게 없네!' 울타리를 5개나 부순 댕댕이들제시 씨는 래브라도와 세인트버나드 사이에서 태어난 댕댕이 크래커를 키우고 있습니다. 크래커는 태어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녀석은 벌써 엄마 아빠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래브라도의 똥꼬발랄함과 세인트버나드의 똥고집이죠.
제시 씨는 그의 말을 경청하는 듯 눈동자를 굴리고 있는 크래커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거 연기하는 겁니다. 크래커는 제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거든요."
크래커는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무척 흥분해 특히 말을 더 잘 안 듣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옆집에 친구들이 산다는 것이죠.
"네. 고로 녀석은 24시간 제 말을 안 듣습니다."
옆집에는 제시 씨의 여동생이 살고 있는데, 여동생 역시 3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래커는 이 3마리와 찐친이죠.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4마리의 사고뭉치 사이에는 얇은 나무 울타리가 이들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서로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울타리 사이로 냄새는 풀풀 풍겨오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크래커는 마당으로 통하는 문만 열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진정해 크래커. 진정하라구."
제시 씨와 여동생은 녀석들을 위해 밤마다 함께 산책하지만, 크래커와 삼총사는 언제나 함께 있기를 바랐습니다. 결국, 크래커와 삼총사가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제가 마당에 나왔을 때 3마리의 개가 울타리에 머리를 비집어 넣고 있더군요."
그리곤 제시 씨가 자신을 쳐다보는 크래커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얘는 반대편에서 울타리를 당기고 있었고요."
제시 씨는 그때 이후로 무려 5차례나 담장을 수리했지만, 4마리의 댕댕이들은 그런 그를 비웃듯 언제나 담장을 무참히 뜯어냈습니다.
"3마리가 밀고, 1마리가 당기니 튼튼한 울타리도 별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말을 마친 제시 씨는 차 열쇠를 챙기며 현관으로 향했습니다. 그에게 목적지를 묻자 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울타리가 또 망가질 것 같아서 미리 사놓으려고요."
한 이백 개 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Jessie Mateny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