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최근 조한나 씨는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만 보내고 있습니다. 비록 조금 답답하긴 해도 그녀는 나름 견딜 만했지만, 반려견 머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머피에겐 산책이 필요했습니다.
조한나 씨는 그런 머피를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뒷마당을 열어 주며, 머피가 바깥공기와 햇볕을 쐴 수 있도록 했지만 그럼에도 뭔가 허전했습니다.
바로 바깥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눌 수 없다는 것이죠. 머피는 느릿느릿 한 발걸음으로 마당을 한 바퀴 돌고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쓸쓸해 보이는 머피의 모습에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조한나 씨가 문을 열어주면, 머피는 꼬리를 흔들며 뒷마당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조한나 씨도 조금 의아했지만, 곧 머피가 뒷마당에서 산책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그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울타리 사이로 손 하나가 쑥 나오더군요."
옆집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꺼운 손은 좁은 울타리 틈 때문에 멀리 뻗지도 못했습니다. 짧은 팔은 안간힘을 쓰며 머피를 열심히 쓰다듬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쓰다듬던 팔은 울타리 반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머피는 꼬리를 흔들며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사라진 손이 다시 나타기만 기다렸습니다.
조한나 씨는 그제야 머피가 뒷마당에 재미를 붙인 이유가 옆집에 사는 친구와 인사를 나누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도 이들의 우정이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는 것도 말이죠.
조한나 씨는 이 모습을 영상에 담은 후 자신의 SNS에 올렸는데, 놀랍게도 영상은 약 2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결국, 조한나 씨는 옆집 남성과 대화를 하게 되었고, 락다운이 풀리면 그와 머피의 만남을 정식으로 주선해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산책을 못 하는 머피에게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지만, 중요한 무언가 빠져 있었어요. 바로 산책 중에 만나는 그리운 친구들이에요. 다행히 머피는 자신을 사랑하는 친구를 만났고, 이 우정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지속될 것입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트위터/joh_jam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