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ㅣ 마음의 감기
저는 지난 몇 년간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런 저에게 보호소에서 일하는 친구가 강아지 입양을 권하더군요.
'너보다 연약한 존재를 사랑하다 보면 너 역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며.
저 역시 동물을 무척 사랑하고, 반려견 입양을 언제나 고려해 왔기에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친구가 입양을 권한 녀석의 이름은 알버트입니다.
오 이제 곧 알버트를 만날 시간이군요.
ㅣ 쏟아지는 눈물
하하! 이 녀석 첫 만남부터 거칠군요.
오 그래그래. 나도 반갑단다. 간지러워. 으하핫!
반가워. 나도 반가워. 반가워. 흑흑...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흐크윽. 흐읍.
ㅣ 그날 이후
안녕 알버트. 너도 잘 잤니?
이거 보세요. 녀석이 저랑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요.
심지어 제가 화장실에 갈 때도요. 알버트. 아빠 바지 올리게 잠깐 나와줄래.
오. 놀라지 마세요. 이건 시범을 보이는 것뿐이에요.
ㅣ 친구를 사겨보자
오늘은 알버트와 함께 친구를 사귀어볼 거예요.
음. 대형견들이 좀 많네. 알버트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우오호호! 알버트가 그레이트 댄을 바닥에 눕혔어요.
여러분. 저 녀석이 바로 제 아이입니다.
*그레이트 댄= 대형견 중의 대형견
ㅣ 승리의 전리품
알버트는 집에 갈 때마다 나뭇가지를 물고 가요.
웃긴 건 더 큰 나뭇가지를 발견하면 바꿔 간다는 거예요.
저 의기양양한 뒷모습 좀 보세요.
ㅣ 행복이 찾아왔다
얼씨구! 알버트. 이건 또 무슨 자세니?
이상한 자세로 자는 알버트를 보며 웃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잠깐만. 나 지금 행복하잖아?
저는 지난 몇 년간 이런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그제서야 알버트와 만난 첫날, 제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깨달았어요.
오 이런 알버트. 넌 나의 소중한 선물이야.
늦었지만 웃으면서 다시 말해도 될까.
반갑다. 알버트.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Damien
틱톡/sineater_and_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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