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캐나다에 사는 파멜라 씨에게는 언제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있습니다. 힘들 땐 눈물을 닦아 주고, 기쁠 땐 자신의 일처럼 방방 뛰어다니며 함께 좋아해 주는 그런 친구이죠.
바로 12년째 함께 하는 반려견, 요기입니다.
파멜라 씨는 요기가 졸릴 땐 대자로 누워 자는 모습이나, 사람 말을 알아듣는 듯한 모습을 보며 녀석이 댕댕이의 모습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 파멜라 씨의 눈에는 12살의 요기는 이제 막 4학년이 된 어린이일 뿐이었죠. 그러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요기의 초등학교 입학 사진이 있었다면 귀엽겠다.'
사랑하는 동생의 졸업 사진이라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지어질 정도로 기분 좋은 상상이었죠.
파멜라 씨는 요기를 쓰다듬으며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기도 곧 초등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다가오네."
그때 그녀의 머릿속에 한 가지 깨달음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요기의 졸업사진을 실제로 만드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요!
파멜라 씨는 곧장 졸업사진에 요기의 얼굴을 합성한 후, 완성된 사진을 액자에 넣어 가족사진이 걸려있는 거실의 벽면 한가운데에 함께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족들은 눈앞에 걸려있는 '졸업식 복장을 한 요기의 사진'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채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요기의 사진을 알아채기까지 무려 며칠이나 걸릴 정도였죠!
뒤늦게 요기의 사진을 발견한 가족들은 10분 동안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지만, 그들 모두 요기의 졸업 사진을 오랫동안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습니다.
파멜라 씨는 그 이유에 대해, 가족들이 요기를 '진짜 사람'으로 생각하고 가족 구성원으로 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기는 우리에게 늦둥이 막내일 뿐이에요. 가족사진이 걸린 이 벽에는 앞으로 요기의 중,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입학 사진으로 채워나갈 예정입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 Pamela Dufres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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