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나이 든 치와와 스쿠터의 삶은 갑자기 변했습니다.
평생동안 지내왔던 집에서 하루아침에 딱딱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보호소에 버려졌습니다.
스쿠터는 집과 가족을 잃은 슬픔에 잠겨 파란색 담요로 들어가 몸을 숨깁니다. 담요를 물고 자신의 몸을 돌돌 말다가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리자 얼굴만 내밀어 바깥을 보곤 합니다.
스쿠터가 지내고 있는 미시간 주의 휴먼 소사이어티 보호소의 담당자 얀 씨는 스쿠터가 다시 새 보호자를 만나 입양되는 게 힘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스쿠터는 12살의 노령견인 데다가 관절염을 겪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입양을 꺼리는 강아지에 속했습니다. 얀 씨는 그런 스쿠터를 볼 때마다 녀석의 남은 여생을 책임져야겠다고 다짐할 뿐이었죠.
하지만 보호소에서 그의 파란 담요 아래 숨어있는 스쿠터의 사진을 공유하자 스쿠터의 삶은 또다시 바뀌었습니다.
스쿠터의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보호소에 연락하여 입양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중 한 명인 제시카 씨는 이전에 이 보호소에서 차와와 2마리를 입양하기도 했었죠.
제시카 씨는 스쿠터의 사진과 사연을 보고, 스쿠터의 표정을 다시 한 번 바라본 순간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너무 불쌍한 녀석이에요. 꼭 제가 데려와서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시카 씨는 함께 사는 남편의 의사도 존중해야 했기에 몸이 아픈 12살 노령견 입양에 대한 의사를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습니다.
"당장 데려와야지."
스쿠터는 지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치와와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보호소 출신의 두 치와와 역시 스쿠터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고, 스쿠터 역시 이들과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습니다.
우울했던 스쿠터의 삶은 다시 사랑으로 가득 차고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스쿠터가 12살이라고요? 2살이 아니고요?"
스쿠터는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버릇없는 2살 꼬마처럼 행동합니다. 잠을 잘 때는 보호소에서 생긴 독특한 습관이 남아있어, 입으로 담요를 물고 스스로를 감싸고 잡니다.
"제가 직접 이불을 덮어주려고 해도, 스쿠터는 자기가 직접 하려고 해요. 너무 귀엽네요. 호호호."
제시카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취재하러 온 기자에게 '스쿠터의 이야기'가 아닌 '스쿠터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중점적으로 다루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보호소에서 평생을 보내고 삶을 마감해요. 어리고 귀여운 아이들은 입양되기도 하지만 스쿠터처럼 나이가 많은 아이들한테는 그런 기회조차 없어요."
제시카 씨는 담요를 돌돌 말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스쿠터를 보며 말했습니다.
"나이가 많고 아픈 아이들도 보호자에게 사랑받고 어린아이처럼 굴고 싶어해요."
제시카 씨는 마지막으로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 보호소에 봉사와 기부할 것을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스쿠터의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한 장의 사진과 그 사진에 담긴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제가 스쿠터의 사진을 보고 입양하게 된 것처럼요. 다른 누군가가 스쿠터의 이야기를 보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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