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얼마 전,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의 열대 우림에 큰불이 났습니다.
불은 맹렬한 기세로 번져나가며 모든 걸 삼켰고, 사람들이 숲에 도착했을 땐 푸르렀던 숲은 새카맣게 변해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숲에 도착했을 때 유일하게 타지 않고 남아있는 아주 좁은 구간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당황한 오랑우탄 두 마리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불에 쫓겨 이리저리 도망가던 두 오랑우탄이 유일하게 타지 않는 마지막 나무에 매달려있던 중 사람들에게 발견된 것이죠.
20살의 오랑우탄 2마리는 옮겨 다니는 불에 밤새 쫓긴 탓인지 초췌한 몰골을 하고 있었으며 당장 건강검진과 보살핌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국제동물구조대(IAR)와 서부 칼리만탄보존청(BKSDA)의 구조대가 출동하여 오랑우탄들을 안전하게 포획해 야생동물 재활센터로 옮겼습니다.
보호소 사람들은 두 오랑우탄에게 '바라'와 '아랑'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바라와 아랑 두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음식과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국제동물구조대의 케닝턴 씨는 바라와 아랑이 건강을 완벽하게 회복하고, 푹 쉬고 난 후에는 열대우림 보호 지역인 구릉팔룽 국립공원에 방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라와 아랑을 처음 발견했을 땐 우리 모두 가슴 철렁거리며 코끝이 찡해왔습니다. 불에 쫓겨 마지막 남은 숲에서 당황하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녀석들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는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한편, 이번 화재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평소 서부 칼리만탄 지역은 땅을 넓히고 농지를 개간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의적인 불법 방화가 자주 발생하는 곳입니다.
숲이 타버리면서 살 곳이 사라진 야생동물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바라와 아랑을 구한 저희 팀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바랑과 아랑 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습니다. 24시간 일주일 내내 구조작업에 매진해도 말이죠. 숲과 아이들을 지켜주길 부탁합니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알고 함께 분노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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