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집사에게 슬리퍼를 물어다 주는 고양이가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집사를 알뜰히 챙기는 10살의 고양이 루루입니다.
사실, 루루는 이전 보호자에게 버려진 후 1년간 열악한 환경의 보호소에서 지낸 고양이입니다. 루루는 그곳에서 지내며 각종 피부병과 신장병에 걸렸고, 아픈 보호소 고양이를 입양하고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극적으로 카일라 씨를 만나게 되어 입양된 것이었죠.
카일라 씨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굳게 다물었던 입술을 열었습니다.
"루루는 1년 동안 작은 케이지에 갇혀 지냈어요. 케이지 밖으로 꺼냈을 때 점프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죠."
카일라 씨에게 입양되며 새로운 삶을 사나 싶었지만, 한 가지 난관에 더 부닥쳤습니다. 바로 카일라 씨의 어머니입니다.
"엄마는 고양이 입양하는 걸 무척 반대하셨어요. 제가 한참 설득한 끝에 루루를 입양하긴 했지만, 여전히 탐탁지 않아 하셨거든요."
카일라 씨는 입꼬리가 활짝 올라가더니 말을 덧붙였습니다.
"루루가 슬리퍼를 물어다 주기 전까진 말이죠."
어느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난 카일라 씨의 어머니는 침대 아래에서 입에 슬리퍼를 물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루루를 발견했습니다.
눈을 마주친 루루는 슬리퍼를 카일라 씨 어머니의 발 밑으로 떨어트리더니, 나머지 슬리퍼 한 짝을 물어왔습니다.
예상치 못한 배려를 받은 카일라 씨 어머니는 몹시 놀라 말했습니다.
"오... 세상에. 고, 고맙다."
자신을 위해 슬리퍼를 물어다 주는 고양이를 미워할 사람이 세상에 어딨을까요?
그때부터 카일라 씨 어머니는 루루를 무척 예뻐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원래 그렇게 고양이를 좋아했어요?"
카일라 씨가 웃으며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카일라 씨에게 루루가 매일 슬리퍼를 물어다 준다고 고백했지만, 그녀도 어머니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저 루루를 무척 좋아해서 던진 농담이라고만 생각했죠.
그러다 어머니가 촬영한 영상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 세상에... 진짜네..."
루루는 매일 아침, 슬리퍼를 입에 물고 카일라 씨의 어머니 방으로 찾아갑니다. 작은 입으로는 슬리퍼 1개밖에 나르지 못하기 때문에 두 번씩 왔다 갔다 해야 하지만, 녀석의 발걸음은 즐거워 보입니다.
카일라 씨가 방에 누워있으면 저 멀리 어머니의 방에서 애정 듬뿍 담긴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땡큐 루루!"
카일라 씨는 어머니가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말했습니다.
"루루가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고 신발을 물어다 주는 것 같아요. 근데 제 신발은 안 물어다 줄까요.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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