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제시는 생후 4주 때부터 스테파니 씨의 품에서 자란 핏불로 사람을 무척 좋아하고, 말을 금방 알아들을 만큼 영리한 댕댕이입니다.
때론 자신한테 불리한 말은 못 알아듣는 척하는 영악한 녀석이죠.
스테파니 씨가 마당에서 뛰노는 제시를 향해 외칩니다.
"제시! 인제 그만 놀고 집으로 들어와."
제시는 못 들은 척 딴청을 피우고, 스테파니 씨는 그런 제시를 다그쳐 봅니다.
"제시, 얼른!"
그러나 영어는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쳐다보는 제시.
"맘마? TV? 간식? 낮잠? 산책?"
스테파니 씨는 제시를 집안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녀석이 솔깃할 만한 단어를 전부 외쳐보지만, 제시는 꼼짝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결국, 그녀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아무 말을 늘어놓습니다.
"양치할까?"
그러자 놀랍게도, 토끼처럼 신나게 깡충거리며 집안으로 달려 들어오는 제시.
그런데 사실, 처음엔 스테파니 씨도 제시가 왜 '양치하자'라는 말에 반응하는지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했습니다. 제시가 양치를 무척 싫어하기 때문이죠.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며, 엉켰던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바로 양치 후 먹는 간식 때문이었습니다!
스테파니 씨는 제시를 달래기 위해 양치가 끝날 때마다 '강아지 치석 제거용' 간식을 주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제시가 양치라는 말을 간식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정작 간식을 뜻하는 '간식'이라는 말에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말이죠.
그때부터 '양치할까'라는 말은 제시를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마법의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양치할까?"
이 한 마디면, 그토록 고집스럽던 제시도 양쪽 귀를 팔랑거리며 집안으로 뛰어들어옵니다. 집사에게 붙잡혀 1분만 고문당하면 달콤한 간식을 주니까 말이죠. 스테파니 씨는 제시의 영상을 SNS에 공개하며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양치를 좋아하는 개, 제시입니다. 어쨌거나 말이죠. 호홋"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