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영국 스윈던에 사는 콜 씨에게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반려묘 툴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툴라의 목덜미에 쪽지가 꽂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설마 얘 집 있어오? 2020년 8월 16일, 토비 커버리가.'
쪽지를 읽은 콜 씨는 그 순간 툴라의 입가에 묻은 고기 덩어리와 통통한 똥배 그리고 가끔씩 나던 구수한 냄새가 주마등처럼 스쳐 갔습니다.
토비 커버리는 영국의 유명한 레스토랑 체인점입니다.
즉, 툴라는 11년간 함께 산 집사 모르게 몰래 고기를 얻어먹어 온 것이었죠.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콜 씨는 충격에 휩싸여 자신도 모르게 입이 서서히 벌어졌고, 툴라는 그런 그녀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툴라의 몸에선 오늘도 구수한 냄새가 났습니다.
콜 씨는 툴라가 나가고 싶어 할 때마다 문을 열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했는데, 그때마다 찾아간 곳이 바로 토비 커버리 레스토랑입니다!
콜 씨는 토비 커버리 레스토랑으로 찾아가 자신이 고양이의 보호자임을 밝히자, 환하게 웃는 직원들이 몰려와 손뼉을 치며 흥분했습니다.
"그들 역시 수년간 자신들이 애정을 가지고 돌봐왔던 길고양이가 사실은 보호자가 있는 고양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듯했어요."
그런데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툴라가 찾아가는 곳이 토비 커버리 뿐만이 아니라네요."
툴라는 음식 냄새가 나는 모든 곳을 돌아다녔고, 샌드위치를 대접해주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집에도 자주 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툴라는 동네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녀석이었습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람이라고요?' 그 말에 제가 포함이 안 되었다는 게 안타깝네요."
콜 씨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툴라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애교가 많은 고양이에요. 단, 여러분의 손에 먹을 게 들려있을 때만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tula_queen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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