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제이미 씨는 어느 날 아침 남자친구한테서 온 문자 메시지에 잠이 깼습니다. 남자친구는 피부병을 앓고 있는 떠돌이 개의 사진과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녀석이야!"
최근 두 커플은 반려동물 입양을 두고 사소한 의견 차이를 보였습니다. 제이미 씨는 두 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음에도 댕댕이 한 마리를 추가로 입양하고 싶었지만, 남자친구는 이미 많은 반려동물이 있다며 입양을 강하게 반대했었는데요.
그런 남자친구가 갑자기 주유소 앞에 누워있는 유기견 사진을 보낸 것입니다. 즉, 불쌍한 이 댕댕이를 입양하자는 뜻으로 남자친구가 못 이기는 척 한발 양보한 것이었죠.
남자친구의 속뜻을 알아차린 제이미 씨는 즉시 녀석이 누워있는 주유소를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남자친구는 택배 기사로 근주 중이라 직접 구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동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그 역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에요."
다행히 댕댕이는 제이미 씨가 도착할 때까지도 엎드려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녀석은 풀이 죽고 겁에 질린 채 주변 눈치를 보며 몸을 떨었습니다.
제이미 씨가 녀석을 돌보고 있을 때, 한 운전자가 다가와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목격자 말에 의하면, 한 운전자가 주유소 앞에서 녀석을 버리고 갔다고 하더군요. 더욱 안타까운 건 이 모습을 목격한 누구도 녀석에게 다가와 친절을 베풀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핏불이라는 이유만으로 해요.
많은 사람이 '핏불이라는 이유'만으로 고통받고 있는 개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어요. 이점을 그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제 눈엔 그저 사랑을 필요로 하는 똑같은 개일뿐입니다. 핏불이라는 점은 중요하지 않아요."
제이미 씨는 녀석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 뒷좌석에 태운 후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주차장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뒤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크푸후- 크프흡후후- "
그 순간, 제이미 씨는 녀석이 바로 자신이 찾고 있던 완벽한 반려견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개가 낯선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그대로 잠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을 좋아하고 따른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녀는 코 고는 소리만으로 녀석의 따뜻한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이미 씨는 녀석에게 루퍼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루퍼스는 그녀의 예상대로 다른 동물들과도 금방 친해지며 금방 적응했습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지금, 어느새 원래 이 가족의 일원이었던 것처럼 아이들과 함께 집안을 뛰어다니며 즐거운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루퍼스의 코 고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녀석이 얼마나 순수한 녀석인지. 또, 녀석과 함께 사는 우리가 얼마나 더 행복해졌는지 깨닫곤 합니다. 루퍼스의 코 고는 소리는 행복을 부르는 피리에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JAYME HAR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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