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최근 스콜 씨는 보호소로부터 '얼마 전 입양된 핏불 한 마리가 파양되었다'라는 소식을 전달받고 뛸 듯이 기뻤습니다.
"아내와 전 핏불을 입양하는 게 소원이었거든요."
스콜 씨 부부는 키우던 반려견과 함께 보호소로 찾아가 덴버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덴버는 흰자위를 보이며 눈치를 살폈고, 세상 모든 게 두렵다는 듯 오들오들 떨었습니다.
스콜 씨 부부는 덴버와 시간을 보내며 녀석이 세상에 둘도 없는 순수한 댕댕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곧장 입양 서류에 서명을 작성했습니다.
"우린 덴버와 평생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덴버는 과거 학대를 받은 탓인지 아니면 보호자에게 버림받은 상처 때문인지 한참 동안 침대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콜 씨 부부는 오랜 시간에 걸쳐 덴버와 신뢰를 쌓았고, 마침내 덴버가 마음을 열고 부부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덴버가 다시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며 싸늘한 바람이 불자 털이 짧은 덴버가 일찌감치 추위를 느낀 것입니다.
스콜 씨는 이유야 어찌 되었든 덴버가 이제는 더 이상 떨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녀석에게 과거의 아픔을 다시는 안겨주고 싶지 않겠다는 그의 굳은 결심 때문이었죠.
다음 날, 스콜 씨 곧장 댕댕이용 옷을 찾기 시작했고 그러다 아마존에서 핏불만을 위해 제작된 '핏불 전용 파자마'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스콜 씨의 뽐뿌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덴버의 오리 무늬 파자마와 똑같이 생긴 귀여운 사람용 파자마가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덴버와 커플 파자마를 맞추고 싶었던 것이죠.
그러나 커다란 덩치와 기다란 수염을 기르며 상남자를 자처하던 그에게 오리 무늬 파자마는 너무 귀여웠습니다.
스콜 씨는 인상을 찌푸리며 한참을 고민했으나, 어느새 그의 손가락은 두 파자마 세트를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 버튼을 클릭했습니다.
며칠 후, 스콜 씨는 덴버와 함께 커플로 맞춰 입은 오리 무늬 파자마 사진을 SNS에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본 친구들은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워했지만 그는 더없이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중요한 건 덴버가 더욱 행복해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덴버의 가족이고 우린 행복합니다."
안 어울리면 어때? 행복하면 됐지!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Scott Alex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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