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눈 주위에 검은 털을 가진 동물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다를 떠올리셨을 겁니다. 하지만 눈 주위에 검은 털을 가진 동물이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라쿤(미국 너구리)입니다!
(사진) '처음 뵙겠습니다'
하지만 멸종 위기종인 판다와 달리, 라쿤은 아주 흔한 녀석들인데요. 특히 먹을 것을 찾아 도심으로 내려와 쓰레기통을 자주 뒤지기 때문에 '쓰레기 판다(trash panda)'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쿤은 유해 동물 취급을 받기도 하고, 나아가 조금 미련한 동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토론토 요크 대학교 심리학과 수잔 맥도날드(Suzanne MacDonald) 박사에 따르면, 너구리는 상당히 똑똑한 동물입니다.
(사진) '쓰레기 판다라 불리는 이유'
"100년 전 개, 원숭이, 너구리의 기억력을 비교하는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이들 중 가장 높은 기억력을 가진 건 너구리였어요."
물론, 종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사고방식과 실험으로 기억력을 테스트한다는 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비교우위를 판단할 수는 없더라도 라쿤이 예상외로 똑똑하고 영리하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실험이었습니다.
(사진) '1cm만 더'
"또한 너구리는 손을 자유자재로 쓰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에요. 호기심이 많고, 손기술이 뛰어나다 보니 도심으로 내려와 쓰레기통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쓰레기 판다'라는 별명은 2014년 한 네티즌이 레딧에 라쿤을 쓰레기 판다라고 부르며 급격히 퍼져나가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나라식으로 해석을 시도해보자면 '쓰레기를 뒤지는 보급형 판다' 정도의 어감에 가깝습니다.
(사진) '여어 왔어?'
어감에서 느껴지듯 칭찬이라기보다는 놀리고 깔보는 느낌이 더 강한 별명인데요. 수잔 맥도날드 박사는 쓰레기통을 자유롭게 여닫는 행위 자체가 라쿤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증명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사는 라쿤의 지능과 귀여움에 대해 적극 변호를 나서며 사랑스러운 동물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러나 야생 라쿤을 거리에서 만날 경우, 귀엽다는 이유로 먹이를 주지 않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사진) '좋은 말 할 때 먹을 거 내놔라'
"말씀드렸다시피 라쿤은 기억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입니다. 당신이 먹을 것을 준다면 먹을 것을 얻어먹기 위해 다시 찾아올 것입니다. 똑똑한 이 동물은 당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아, 그리고 절대 혼자 오지 않을 겁니다. 친구들에게 당신에 대한 소문을 쫙 퍼트렸으니까요.
그러니 야생 라쿤에게 절대 먹을 것을 주지 마세요!"
(사진) '내가... 내가 쓰레기 판다라니'
그러나 쓰레기 판다라 불릴 만큼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반대로 라쿤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있는데요.
대로는 말로 설득하는 것보다 사진으로 설득하는 게 그 효과가 더 크다고 하니, 라쿤과 교류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구조 후 보살핌을 받는 아기 '보급형 판다'들
(사진) '심리 상담해드립니다. 네. 다음 환자'
(사진) '꼬리스토리 기사 보는 라쿤'
(사진) '하늘을 향해 배꼽을 드러내고 자는 라쿤'
쓰레기 판다라니, 사과해!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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