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더스틴 씨는 반려견을 입양하기 위해 보호소를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매번 빈손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평생 함께 할 만큼 신중하게 짝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러던 어느 날, 철조망에 머리를 박고 고개를 숙인 리트리버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격성이 너무 강해 보호소에서도 포기한 개, 제우스입니다. 제우스는 보호소에서도 '입양불가 판정'을 내린 개이며, 며칠 후 안락사 될 위기에 놓인 녀석이었습니다.
더스틴 씨는 입양에 몹시 신중한 편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그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입양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보호소는 제우스가 매우 사나운 개라며 더스틴 씨를 말렸지만, 그는 끝까지 입양을 고집했습니다. 사실, 그가 이런 결정을 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제우스는 다음 날 안락사 될 운명이었어요. 만약 제가 입양에 실패하더라도 그게 최악의 결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우스는 케이지에서 나오자마자 더스틴 씨를 향해 앞니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렸습니다.
"솔직히 조금 무서웠습니다."
그는 제우스를 집안에 자유롭게 풀어 놓은 후, 그저 묵묵히 먹을 것을 챙겨주고, 대소변을 치워주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지만, 제우스는 여전히 더스틴 씨를 향해 앞니를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더스틴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이빨을 드러낸 제우스에게 손을 뻗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제우스는 이빨을 드러낸 채 그의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였습니다.
"저를 공격하지 않으리란 걸 알았어요."
사실, 제우스는 이미 오래전에 더스틴 씨에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성견이 되도록 적절한 사회화 교육을 받지 못했던 제우스는 이상한 방향으로 자신의 검정을 표현한 것이었죠.
그때부터 제우스는 기분이 좋을 때마다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저는 제우스가 미소를 짓는다고 말합니다."
어느덧 더스틴 씨가 제우스를 입양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보호소에서도 포기했던 녀석은 이제 어딜 가나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사랑을 받는 댕댕이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하얀 건치 flex를 뽐내는 제우스의 미소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자지러졌고, 제우스 역시 사람들의 관심에 친절한 미소로 응답했습니다.
그는 제우스와 함께 미소 셀카를 찍으며 제우스와의 인연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누군가는 제가 안락사 될 뻔한 개를 구한 거라고 말해요.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그 반대였어요. 저는 당시 몹시 힘들었거든요. 제가 제우스를 구한 게 아니라, 제우스가 저를 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DUSTIN KE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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