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꼬리스토리는 가끔 이상한 자세로 잠에서 깰 때가 있습니다. 침대에 등을 대고 누운 상태로 무릎을 굽혀 다리를 복잡하게 꼬는 것인데요. 자는 모습이 동충하초 같다고 해서 한때 별명이 동충하초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억울합니다. 괴상한 자세로 자는 건 저뿐만이 아니거든요.
01. 온누리 동충하초
일반적인 동충하초는 아무리 예쁘게 피어도 양옆과 위로만 뻗어져 나가는데요. 절벽에 핀 동충하초만이 상하좌우 온 방향으로 균형 있게 뻗어 나갑니다.
세상을 향해 뻗어나간다고 해서 세상을 뜻하는 우리나라 말을 따 온누리 동충하초라고 부릅니다.
02. 아몰랑 동충하초
하체는 왼쪽으로, 상체는 오른쪽으로 향해 핀 모양이 부끄러워하는 모습 같다 하여 아몰랑 동충하초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가장 흔한 종류에 속합니다. 왜냐고요?
나도 몰랑.
03. 돼지코 동충하초
바람이 강한 지역에서 자라나는 동충하초는 보통 한쪽으로만 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돼지코 콘센트 모양을 닮아 돼지코 동충하초라고 부르죠.
돼지코 동충하초는 발끝의 각도에 따라 다시 110v와 220v로 나뉩니다.
04. 가스불 동충하초
두 개의 뿌리는 위로, 나머지 뿌리는 90도로 꺾여 오른쪽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이 '집에 가스 불을 켜놓고 온 게 기억나 집에 급히 돌아가는 모습'과 달았다고 해서 가스 불 동충하초라고 부릅니다.
인덕션으로 교체된 요즘에는 인덕션 동충하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05. 영양분이 부족한 동충하초
안타깝게도 이 동충하초는 특별한 이름이 없습니다. 햇빛과 영양분 부족으로 양옆으로 퍼진 것인데요. 충분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힘을 내서 쭉 뻗어보라고요.
06. Y자 동충하초
차렷 자세로 자라나다가 마지막에 양방향으로 갈라지는 동충하초를 Y자 동충하초라고 부릅니다. 사진에는 다리 부분이 나오지 않았지만, 양쪽으로 벌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가지런한 동충하초. 즉, 빼빼로 동충하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07. 선녀 동충하초
뿌리 모양이 웃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아름다운 선녀의 미소를 따 선녀 동충하초라고 불리는 동충하초입니다. 선녀 동충하초는 동충하초 중에서도 가장 비싸고 희귀한 종에 속하죠.
보기 힘든 놈이니, 터치를 꾹 눌러 핸드폰에 저장하시길 바랍니다.
08. 장백화
선녀 동충하초 다음으로 희귀한 종으로 20년에 한 번 장롱 위에 피어나는 새하얀 동충하초입니다. 한자로 장백화라고 하죠.
오늘 희귀한 동충하초를 많이 보는군요.
09. 발아 단계
아직 실망하긴 이릅니다. 위 사진은 아직 어린 동충하초로 언제든지 활짝 피어날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더 지켜보기로 할까요.
운이 좋으면 선녀 동충하초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10. 넝쿨 동충하초
넝쿨 동충하초는 주변 물체를 껴안고 자라나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동충하초 중 하나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동충하초이지만 가장 많이 사랑받는 모양이기도 하죠.
가끔 실제로 믿는 분들이 있어 마음껏 드립을 치기가 겁나는데요. 위 내용은 꼬리스토리가 전부 지어낸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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