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평화로운 어느 주말, 플로리다주에 사는 크리스 씨는 아들 케이든과 함께 집 밖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작은 새 한 마리가 케이든의 발치로 날아와 앉았습니다.
잠시 후, 크리스 씨는 눈앞에서 벌어진 아들과 새의 교감에 두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케이든이 공을 건네주는 동작을 취하며 한 발자국 다가가자 새가 한 발자국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케이든이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자 새가 다시 한 발자국 다가왔습니다.
한참 동안 주거니 받거니 함께 노는 아들과 새의 모습은 마치 디즈니 만화를 눈앞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습니다.
새는 케이든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더니 어깨 위로 날아 앉았고, 케이든은 교정기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습니다. 어깨에 새를 얹은 케이든이 글로브를 벗고 다가와 물었습니다.
"아빠, 우리가 이 새를 돌봐주면 어떨까요?"
그러자 크리스 씨가 글로브를 낀 손으로 아들의 가슴에 가볍게 터치하며 말했습니다.
"그거참 좋은 생각이구나."
대신 크리스 씨 딱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만약 녀석이 가출한 새이고, 언제든지 보호자가 나타난다면 원래의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죠.
크리스 씨가 지역 기반 SNS에 새의 사진과 글을 올려 혹시라도 새를 잃어버린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몇 주가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안타까운 소식이 길어질수록 케이든의 입꼬리도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크리스 씨는 몇 주 동안 사용하지 않은 글로브를 아쉬운 표정으로 보다가 활짝 웃고 있는 케이든을 보고는 이내 흡족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캐치볼을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케이든의 교정기는 어느 때보다 더 자주 볼 수 있어 좋네요."
한편, 케이든은 블루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대부분의 시간을 새장 밖에서 함께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재 크리스 씨는 블루의 친구를 추가 입양하는 것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CHRIS M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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