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미셸 씨는 그녀의 집 앞에 두고 온 물건을 찾으러 잠시 세워둘 때마다 문을 열어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차 안에 비싼 물건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도 차를 노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그것은 미셸 씨의 착각이었습니다.
얼마 전, 미셸 씨는 깜빡한 물건을 가져가기 위해 집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차로 돌아온 그녀가 시동을 걸려고 할 때 뒷좌석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악...하악..."
동시에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목덜미에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백미러로 뒷좌석을 확인한 미셸 씨는 놀라기는커녕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몰리, 또 너니?"
몰리는 이웃집에 사는 댕댕이로 매번 미셸 씨가 문을 열어놓을 때마다 뒷좌석에 숨어드는 녀석입니다. 단둘이 멀리 떠나기라도 원하는 듯 언제나 뒷좌석에 앉아 있죠.
몰리가 미셸 씨의 차에 몰래 탑승한 게 벌써 수십 차례입니다. 미셸 씨는 뒷좌석 문을 열고 몰리의 매끈한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습니다.
"안돼. 우린 떠날 수 없어. 너를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해야지."
하지만 몰리는 미셸 씨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틈만 나면 다시 뒷좌석에 몰래 숨어들 계획입니다. 녀석은 10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생각하는 타입이거든요.
미셸 씨는 자신의 차 뒷좌석에 붙어 끈질기게 버티는 몰리의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말했습니다.
"어쩌면, 아주 어쩌면 효과가 조금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다음번에도 날 설득해보렴."
앗 뜨거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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