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1 (토)
최근 시카고의 한 아파트에 큰불이 나 소방관이 출동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소방관들은 사람들을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는데요.
미처 구하지 못한 고양이가 고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아찔한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시카고 소방서의 언론 홍보 담당자 래리 씨는 현지 언론사 도도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급박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우리 대원들이 잠긴 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당황한 고양이는 대원들을 피해 오히려 반대편으로 도망갔습니다."
보호자를 먼저 밖으로 대피시킨 소방관들은 집 안에 남은 고양이 구조하기 위해 불길을 진압하며 고양이를 향해 조금씩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소방관들에게 겁먹은 고양이는 더욱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버렸고, 어느새 불길이 방 문 앞을 막아버렸습니다.
한편, 건물 밖에서 사고 현장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래리 씨는 창문 밖으로 웬 고양이 한 마리가 얼굴을 내미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자욱한 연기와 열기에 못 이긴 고양이가 창문 끝까지 후퇴한 것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래리 씨는 고양이가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이 틀렸습니다. 고양이는 아래를 잠시 내려다보더니 네 발을 허공에 펼치며 건물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동시에 주변에 몰려있던 구경꾼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눈치챘을 즘에는 고양이가 이미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만큼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죠."
그런데 사방에서 들려오던 비명이 한순간 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5층 높이에서 뛰어내린 고양이는 잔디 위로 사뿐히 착지하더니 아무렇지 않게 건물 구석으로 달려가 숨어버렸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도 자신이 무엇을 본 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물론 저도요."
이번 화재는 사상자 없이 끝난 사건이지만, 래리 씨가 촬영했던 당시 영상은 지금도 트위터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안전하게 착지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5층 높이의 아찔한 곳에서도 안전하게 착륙할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죠.
고양이는 날다람쥐처럼 공기저항을 이용할 줄 알며, 관절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워 사람의 관절보다 충격을 4배 가까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착지할 때는 유연한 근육을 이용해 충격을 몸 전체로 분산시키며, 발바닥의 부드러운 패드는 힘이 가해지는 시간을 늘려 충격을 완화합니다.
만약 고양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녀석의 보호자나 소방관들에게도 큰 트라우마로 다가올 수 있었던 사건인데요.
시카고 소방서는 혼자서도 무사히 탈출해 준 고양이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용감한 고양이는 우리의 도움을 거부하고 혼자 탈출했습니다. 처음부터 안전할 자신이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우리의 심장을 위해서라도 다음번부턴 탈출에 적극 협조해 주기를 바랍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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