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7 (화)
얼마 전, 브리드 씨는 갑자기 들려오는 엄마의 비명을 듣고 엄마가 있는 부엌으로 달려갔습니다. 엄마는 열린 찻장 안을 들여다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는데요.
찻장 안에는 엄마보다 더 놀란 작은 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빗자루를 잡았지만, 브리드 씨는 흥분한 엄마를 말리며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리곤 겁에 질린 쥐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안은 후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너도 많이 놀랐지?"
브리드 씨는 쥐를 안전하게 방사하는 친절을 베풀었지만, 동시에 편안하게 잘 살던 쥐를 집 밖으로 내쫓는 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도 함께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쥐에게 마지막 송별회를 열어주기로 합니다.
"밖에서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해."
브리드 씨는 엄마 몰래 챙긴 딸기와 포도 그리고 몇 가지 잡곡을 티슈에 올려놓은 다음, 쥐 앞에 펼쳐 주었습니다.
쥐는 코를 씰룩거리며 진수성찬을 훑어보고는 작은 두 앞발로 큼지막한 과일을 잡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쥐는 식사를 마친 후에도 1시간이 넘도록 브리드 씨 옆에 머물렀습니다.
브리드 씨는 행복한 표정을 짓는 쥐를 홀로 두고 자리를 뜨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녀는 녀석이 야생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며 집 주변에 안전해 보이는 보금자리까지 찾아 주었습니다.
또한, 쥐가 그곳을 보금자리로 인식하고 당분간 먹이 걱정을 하지 않도록 여분의 음식을 잔뜩 넣어 주었죠.
브리드 씨는 아쉬운 이별을 뒤로하며 쥐의 앞길에 행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집에서 쫓아내서 미안해 작은 친구야. 그곳에서도 네가 안전하고 행복하길 빌게."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Brighid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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