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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사라진 파란색 볼펜과 수상한 파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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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그것이 알고 싶다' 사라진 파란색 볼펜과 수상한 파란 발

 

로마 씨는 얼마 전부터 이상한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분명 그녀가 어제까지만 해도 사용하던 물건이 다음날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인데요.


그녀는 자신이 겪은 이 미스테리한 현상을 인터넷에 공유했습니다.

 

batch_01.jpg

 

로마 씨가 이 현상을 알아채기 시작한 건 그녀가 메모할 때마다 매번 볼펜을 찾아 한참을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저 자신이 물건을 아무 데나 두어서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볼펜을 확실히 기억하는 곳에 두었음에도, 다음 날이 되면 볼펜은 어김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batch_02.jpg

 

혹시 간밤에 도둑이 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로마 씨의 집에는 든든한 두 보디가드가 24시간 상주하고 있어 누군가 그녀의 집에 몰래 잠입해 물건을 훔치는 것은 무척 까다로웠습니다.


두 보디가드는 로마 씨 가족의 반려견 코퍼와 럭키로 언제나 의젓하고 차분합니다. 하지만 집 주변에 낯선 존재가 나타나면 크게 짖어 가족들에게 알리는 파수꾼 역할도 든든히 해내죠.


하지만 볼펜 절도 사건에 있어서 두 댕댕이는 언제나 조용했습니다.


"코퍼, 럭키. 정말 수상한 기운이 아무것도 안 느껴지니?"

 

 

batch_03.jpg

 

그러던 어느 날, 로마 씨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용하던 파란색 볼펜이 또다시 사라졌습니다. 결국, 로마 씨는 내부 소행. 즉, 가족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코퍼와 럭키가 짖지 않은 것도 범인이 면식범이라는 그녀의 추측에 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코퍼와 럭키의 양쪽 발에 파란색 잉크가 묻어 있던 것이죠.

 

 

batch_04.jpg

 

럭키의 입가에도 파란색 잉크가 길게 묻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녀석이 먼저 사고를 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미스테리 사건의 범인은 두 댕댕이들이었죠.


로마 씨가 그동안 두 댕댕이들을 의심하지 않은 이유는 그녀 앞에서는 볼펜에 어떠한 관심도 보이지 않아 왔기 때문입니다.

 

 

batch_05.jpg

 

그제야 로마 씨는 자신이 가장 믿던 두 반려견에게 속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내 크게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쿠퍼와 럭키의 뛰어난 표정 연기 덕분에 이 사건은 미제로 남을 뻔했습니다. 다른 수많은 볼펜은 여전히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없었지만, 전 이들을 이미 용서하기로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캐묻지 않을 생각입니다."

 


batch_06.jpg

 

머리 쓰지 마라! 다 너보다 똑똑하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Roma Mount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마 씨는 얼마 전부터 이상한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분명 그녀가 어제까지만 해도 사용하던 물건이 다음날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인데요. 그녀는 자신이 겪은 이 미스테리한 현상을 인터넷에 공유했습니다.     로마 씨가 이 현상을 알아채기 시작한 건 그녀가 메모할 때마다 매번 볼펜을 찾아 한참을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저 자신이 물건을 아무 데나 두어서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볼펜을 확실히 기억하는 곳에 두었음에도, 다음 날이 되면 볼펜은 어김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혹시 간밤에 도둑이 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로마 씨의 집에는 든든한 두 보디가드가 24시간 상주하고 있어 누군가 그녀의 집에 몰래 잠입해 물건을 훔치는 것은 무척 까다로웠습니다. 두 보디가드는 로마 씨 가족의 반려견 코퍼와 럭키로 언제나 의젓하고 차분합니다. 하지만 집 주변에 낯선 존재가 나타나면 크게 짖어 가족들에게 알리는 파수꾼 역할도 든든히 해내죠. 하지만 볼펜 절도 사건에 있어서 두 댕댕이는 언제나 조용했습니다. "코퍼, 럭키. 정말 수상한 기운이 아무것도 안 느껴지니?"       그러던 어느 날, 로마 씨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용하던 파란색 볼펜이 또다시 사라졌습니다. 결국, 로마 씨는 내부 소행. 즉, 가족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코퍼와 럭키가 짖지 않은 것도 범인이 면식범이라는 그녀의 추측에 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코퍼와 럭키의 양쪽 발에 파란색 잉크가 묻어 있던 것이죠.       럭키의 입가에도 파란색 잉크가 길게 묻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녀석이 먼저 사고를 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미스테리 사건의 범인은 두 댕댕이들이었죠. 로마 씨가 그동안 두 댕댕이들을 의심하지 않은 이유는 그녀 앞에서는 볼펜에 어떠한 관심도 보이지 않아 왔기 때문입니다.       그제야 로마 씨는 자신이 가장 믿던 두 반려견에게 속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내 크게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쿠퍼와 럭키의 뛰어난 표정 연기 덕분에 이 사건은 미제로 남을 뻔했습니다. 다른 수많은 볼펜은 여전히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없었지만, 전 이들을 이미 용서하기로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캐묻지 않을 생각입니다."     머리 쓰지 마라! 다 너보다 똑똑하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Roma Mount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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