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지난 6월 주말, 로렌 씨 부부는 뜨거운 햇살과 더위를 피해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히코리 힐스 호수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물론, 여행지를 이곳으로 결정하는 데에는 수영을 좋아하는 반려견 월리의 의견도 크게 반영했습니다!
보통 로렌 씨 가족이 호숫가로 놀러 가면, 부부가 카누를 탄 채로 잔잔한 호수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월리가 첨벙첨벙 물소리를 내며 그 주변을 시끄럽게 헤엄쳐 다닙니다.
수영을 무척 좋아하는 월리는 카누만 탔다 하면 곧장 호수 위로 커다란 몸을 내던지곤 하는데, 호숫가로 자주 놀러 오는 월리는 자신만의 튼튼한 구명조끼까지 있을 정도이죠.
그런데 잠시 카누에서 경치를 구경하던 로렌 씨가 월리가 있는 곳을 향해 미간을 찌푸렸습니다. 물 위에 떠다니는 웬 나무토막 하나가 이상하게 월리를 따라다니는 것 같은 착각이 든 것이죠.
로렌 씨가 고개를 갸웃하며 월리를 관찰하고 있는 바로 그때, 물 위를 떠다니던 나무토막이 월리의 등 위로 폴짝- 뛰어올랐습니다!
너무 멀리 있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물 위에 떠다니던 나무토막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졌죠!
"여보. 월리 등에 누가 있어!"
월리는 등에 그 누군가를 태운 채 로렌 씨 커플이 있는 곳으로 헤엄쳐 왔고,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고 나서야 그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수초 끼고 우회전해서 세워주세요.'
바로 마못이었습니다. 마못은 수중 생활과는 거리가 먼 동물로 주로 깊은 평지에 땅굴을 파고 생활하는 다람쥐과 동물입니다.
"오 마이 갓."
로렌 씨 부부는 평지 생활하는 마못이 호숫가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녀석이 월리의 등을 호수를 건너는 카누로 이용한다는 것에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월리는 자신의 등 뒤에 올라탄 마못을 전혀 개의치 않아 했고, 녀석을 그대로 육지까지 편안하게 실어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장면이 다시 한번 벌어졌습니다!
땅 위로 올라온 마못이 재빨리 달아나나 싶더니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월리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월리도 가만히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모습을 숨죽이고 바라보던 로렌 씨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설마... 쟤네 지금 대화하는 거야?"
잠시 후, 둘은 서로의 머리를 맞대더니 뒤돌아 각자 제 갈 길을 갔습니다. 월리는 호숫가로 뛰어들었고, 마못은 숲이 있는 쪽으로 사라졌습니다.
누가 들으면 이야기를 재미있게 포장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다행히 로렌 씨 부부는 자신들이 목격한 모든 과정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동물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명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월리 역시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고요. 동화를 눈으로 본 것 같은 놀라운 장면이었어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thegoldenretrieverw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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