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지난 27일, 몰러리 씨가 차를 몰고 플로리다주 세인트 클라우드 도심 지역을 지나고 있을 때 노란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쓰인 푯말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야생동물 출몰 지역. 서행하시오.'
그리고 간판을 지나기가 무섭게 악어 한 마리가 도로 위로 뛰어들었습니다.
플로리다에서 악어와 마주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차분하게 차를 세우고 악어가 길을 건너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순간, 몰러리 씨도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악어는 길을 건너는 게 아니라 쫓기고 있었습니다.
악어의 뒤로 줄줄이 나타난 이들은 바로 세 마리의 두루미였습니다!
두루미들은 긴 다리로 악어의 뒤를 바짝 쫓았고, 악어는 짧은 다리로 허겁지겁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다람쥐처럼 촐싹맞은 악어의 걸음 속도로 보아, 악어가 자신을 따라오는 두루미들에게 엄청난 공포를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로 옆이 바로 연못인 것으로 보아, 악어는 연못에서 나오자마자 두루미들에게 곧장 찍힌 것으로 짐작됩니다.
영문도 모른 채 쫓기는 악어가 도로를 거의 건넜을 때, 두루미 한 마리가 날개를 활짝 펼치더니 악어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악어는 걸음을 멈추고는 방향을 틀어 다시 연못을 향해 짧은 발을 부지런히 놀렸습니다.
세 마리의 두루미 역시 방향을 바꾼 악어의 뒤를 끈질기게 쫓았고, 숨 막히는 이 추격전은 당황한 악어가 연못으로 완전히 돌아가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몰러리 씨는 두루미 떼가 왜 악어를 쫓았는지 알 수 없었는데요. 그녀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 차를 출발하는 순간 아기 두루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재밌게만 느껴졌던 두루미와 악어의 추격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때 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몰러리 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왜 감명을 받은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얘들아. 엄마도 너희를 지키기 위해선 뭐든지 다 할 거란다."
몰러리 씨는 그녀가 아이들에게 얘기해 준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영상을 SNS에 공개했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ethicallym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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