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곱습곱슬한 강아지 한 마리가 냄새를 맡으며 텅 빈 집 안을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벨라라는 이름의 이 강아지는 오늘도 어떤 사고를 칠까 잔머리를 굴리는 중인데요.
그때 어디선가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벨라~"
그런데 아빠의 목소리를 들은 벨라가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분명 아빠는 몇 시간 전에 집을 나가고 집안에는 벨라 혼자이기 때문이죠.
벨라가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며 아빠의 존재를 찾아 헤매고 있을 때 다시 한번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벨라벨라~ 아빠 어딨게~"
하지만 아무리 냄새를 맡아봐도 아빠의 냄새는 어디에서도 나지 않습니다.
"벨라벨라~ 아빠 여긴다니까~"
얼마 전, 벨라의 보호자는 자리를 비울 때마다 홀로 지내고 있을 벨라가 걱정돼 홈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곤 오늘 처음으로 벨라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했죠.
한참을 헤매던 벨라는 아빠의 목소리를 따라 홈 카메라 근처까지 다가옵니다. 보호자는 그런 벨라의 반응이 귀여워 끊임없이 의미 없는 말을 속삭입니다.
"벨라라라라~"
마침내 벨라가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홈 카메라를 발견하고, 렌즈를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오. 드디어 찾아냈구나. 안녕 벨라?"
하지만 벨라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 이 기계 조각에서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오다니요.
벨라는 홈 카메라에 코를 들이밀고 한참 동안 냄새를 맡아봅니다.
"안녕 귀요미. 안녕!"
뭔진 모르겠지만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니 일단 꼬리를 흔드는 벨라.
벨라의 보호자는 처음엔 혼자 있는 벨라가 걱정돼 홈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이제는 벨라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틈날 때마다 벨라에게 말을 거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있어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잊지 마세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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