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지난 5월, 라나 씨는 다가오는 '어머니날'을 맞아 엄마에게 어떤 선물이 갖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노란색과 흰색이 섞인 치즈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라나 씨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무척 기뻐했는데요. 사실 여기에는 깊은 사연이 있습니다.
라나 씨 가족이 처음으로 고양이를 입양했던 신기는 1990년입니다. 카멜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가족의 큰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다 세상을 떴습니다.
"카멜은 노란색과 흰색이 예쁘게 섞인 치즈 고양이였어요."
모든 가족이 세상을 떠난 카멜을 그리워했지만, 라나 씨 어머니의 상심은 특히 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멜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쯤 지났을 때 가족의 집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예고 없이 들어왔습니다.
라나 씨 가족은 고양이에게 스푸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녀석 역시 행복하게 살다 2008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물론, 어머니는 이번에도 크게 슬퍼했습니다.
"스푸키도 예쁜 치즈 고양이였죠."
두 마리의 반려묘를 떠나보낸 어머니는 그 후로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새 고양이를 입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21년 5월, 라나 씨가 엄마에게 어머니날 무엇을 갖고 싶냐고 묻자, 엄마가 치즈 고양이라고 대답한 것이죠.
어머니의 대답은 지난 상처가 많이 아물었다는 의미이기도 했지만, 치즈 고양이를 고집함으로써 카멜과 스푸키에 대한 애정이 여전한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카멜이 세상을 떠난 후, 스푸키가 되어 우리 가족을 다시 찾아온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녀석과 다시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치즈 고양이를 언급하신 거예요."
그런데 며칠 후, 가족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니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가족의 앞마당에 치즈 고양이가 나타난 것이죠.
새로 나타난 치즈 고양이는 현재 톰이고 불리며 라나 씨의 집안으로 들어와 당당히 자신의 자리를 잡고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톰은 앞선 두 고양이와 같은 고양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만큼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쓰다듬는 데에만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너무 오래 쓰다듬으면 갑자기 주먹을 휘두르는 괴팍한 녀석이죠.
그럼에도 신기한 것은 톰이 엄마에게만큼 무척 관대하다는 점입니다.
"톰은 오랫동안 가슴 아파하던 엄마가 고양이를 다시 키우겠다고 다짐했을 때 운명처럼 마당에 나타났어요. 그토록 원하는 치즈 냥이의 모습으로 말이죠. 필연이든 우연이든 저는 톰이 우리 가족이 된 걸 기쁘게 생각해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A'lana B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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