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7 (화)
ㅣ 너 여기서 뭐하니?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티나에요.
마트에서 고수를 샀는데 무당벌레가 붙어있지 뭐예요.
근데 좀 이상해요. 아무리 건드려도 날아가지 않더라고요.
무언가를 감싸고 있었어요.
ㅣ 여긴 마트라고요
그 자리에서 무당벌레에 관한 모든 것을 검색해봤죠.
말벌 애벌레가 태어나면 잡아 먹히도록 고치에 다리가 묶인 거였어요.
저는 당장 녀석을 구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건 알지만, 제가 산 고수에 묻어온 거니까.
마트에서 벌어진 일은 예외로 하자고요.
ㅣ 베리 아가씨
식물을 가득 채운 유리병 안에 녀석을 넣어줬어요.
첫 3일 동안은 꼼짝하지 않아 죽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블루베리를 주니까 잘 먹더군요.
그때부터 녀석을 레이디 베리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ㅣ 귀여운 아가씨
설탕물도 먹을까 싶어서 막대기에 설탕물을 적셔서 줬어요.
글쎄 아기처럼 양손으로 막대기를 붙잡고 쪽쪽 빨아먹지 뭐예요.
바로 그때였어요!
레이디 베리의 날개가 이렇게 팔딱이는 거예요.
요로케 요로케. 팔딱팔딱. 이렇게.
ㅣ 운명은 아무도 몰라
끄아아~ 세상에 너무 귀여워!
네에 네에~ 제가 특이해 보인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누가 알았겠어요. 무당벌레와 사랑에 빠질지.
믿어주세요. 저 자신도 몰랐답니다.
건강을 완벽히 회복해서 날아가면 어떡하냐고요?
레이디 베리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녀석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헤어지긴 아쉽지만, 자유롭게 날아가는 레이디 버그에게 손을 흔들어 줄 거예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Tiana
틱톡/tiamia10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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