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5 (일)
해먼드 씨는 반려견 셰이튼은 12살의 노령견으로 그녀가 보호소에서 입양한 댕댕이입니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녀석이죠.
셰이튼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껴안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끔 임시보호 자원봉사를 하는 해먼드 씨 아기 고양이들을 집에 데려와 돌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셰이튼은 든든한 보조 간호사 역할을 합니다.
사실 다른 부분에선 녀석이 해먼드 씨보다 든든할 때도 있죠.
"셰이든은 모든 어린 동물들을 자신의 새끼라고 생각해요. 그게 고양이라도요."
셰이든은 어린 동물들만 보면 깊은 모성애를 보여왔습니다. 녀석은 해먼드 씨가 데려온 아기 고양이들을 품에 안고, 녀석들이 고이 잠들 때까지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셰이든의 모성애가 발동하는 대상이 아기 고양이뿐만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먼드 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어린 소녀요."
어느 날 아침, 거실을 가로질러 가던 해먼드 씨는 현관 창가 앞에 엎드려 있는 셰이튼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어린 소녀가 앉아 있었습니다.
소녀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틀어 셰이튼에게 보여주고 있었죠. 소녀와 셰이든은 무척 행복해 보였습니다.
"소녀는 셰이튼과 재밌는 영상을 함께 보고 싶어 했고, 셰이든은 소녀가 어리다는 걸 알고 지켜주고 싶어 했어요."
이 둘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해먼드 씨는 멀리서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는 자신을 부르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죠.
소녀는 셰이튼과 작별 인사를 하던 중 뒤늦게 해먼드 씨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어여쁜 소녀는 저를 향해 씽긋 미소를 짓고는 뒤돌아 사라졌어요. 저는 지금도 이 아름다운 장면을 잊지 못한답니다. 소녀가 다시 방문해 셰이튼과 오랜 우정을 쌓았으면 좋겠어요. 셰이든도 분명 그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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