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크리스틴 씨에게는 눈에 각각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두 마리나 있습니다. 두 마리의 개를 키운다는 건 두 배의 행복을 의미했죠.
그리고 두 배의 고생도요.
24시간 에너지가 넘치는 레일라와 베어는 언제나 엄마에게 산책하러 나가자고 조로며 끙끙 소리를 내곤 합니다.
"끄으으으응-"
하루에도 몇 차례나 산책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녀석들의 체력은 바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게 바로 공놀이였죠.
크리스틴 씨가 공을 던지면 레일라와 베어의 발톱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집니다.
'파타타타타타타'
하지만 그럼에도 공 하나로 둘과 동시에 놀아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 녀석이 공을 물어오면, 나머지 한 녀석은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죠.
하지만 댕댕이들은 언제나 기회를 찾는 법입니다.
어느 날, 크리스틴 씨가 던진 공이 2층 계단 위로 올라갔습니다. 공을 먼저 발견한 레일라가 2층으로 뛰어갔고, 베어는 제자리에서 공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놀라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2층에 있던 레일라가 1층에 있는 베어를 향해 공을 던진 것이죠!
그리고 베어는 떨어지는 공을 잽싸게 낚아채고는 크리스틴 씨에게 다시 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크리스틴 씨는 눈앞에서 벌어진 믿기지 않은 상황에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녀는 혹시나 싶어 2층을 향해 다시 공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심지어 2층에 올라갔던 레일라는 제자리에 서서 엄마가 다시 2층으로 던져주길 바라고 있었죠.
드디어 공 하나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공 놀이가 너무 재밌어서 하루에도 몇 시간씩 놀아줘야 한다는 것이죠.
"시간이 아깝다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 저는 단순히 공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사랑을 주고받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행복해지는 데 들이는 시간이 아까운 사람이 있을까요?"
나이스 볼!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Kristine Lequeroque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