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우리는 누구나 가슴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때론 누군가의 따듯한 말로 위로받고 싶을 때도 있죠.
그건 아마 상처받은 동물들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릅니다.
01. 죽으라고 버려진 아이
텅 빈 도로 위에 테이프로 칭칭 감긴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평소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왠지 그날은 안을 확인해봐야 한단 생각이 들었죠.
충격적이게도 그 안에선 눈도 못 뜬 아기 고양이가 한 마리 나왔습니다. 저는 녀석과 강하게 연결된 운명의 끈에 이끌려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운명 속에서 저의 역할은 녀석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02. 얼어 죽을 것 같던 그날
추운 겨울, 온몸을 둥글게 말고 저를 쳐다보던 아기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칼바람이 부는 한복판에서 녀석은 바람을 피하지도 못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 집에서 사계절 내내 따듯한 실내 고양이로 자라고 있지요.
03.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먼 옛날 옛적에 팔자 눈썹에 억울한 표정으로 앞발을 내밀고 저를 쫓아다니던 한 연약한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저를 껴안던 그 사랑스러운 앞발이 그립습니다.
뽀뽀를 하도 많이 했더니 요즘은 뒷발로 저를 밀어내기 바쁘네요.
04. 안녕, 헤이즐
헤이즐은 사냥용 덫에 걸려 5일 동안 방치되다 발견된 길고양이입니다. 심하게 다친 탓에 앞다리를 절단해야만 했죠. 사진 좀 보세요. 그런데도 이 불쌍한 고양이는 그래도 사람이 좋은가 봅니다.
그래서 제가 녀석의 믿음에 보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05. 집사의 마음이 아플까 봐
10개월 전, 굶어 죽어가는 아기 고양이를 구조했습니다.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홀쭉하게 들어간 배가 제 마음을 아프게 했죠.
지금은 배때기가 불렀지만요.
06. 무슨 소리세요
거리에서 아픈 고양이를 만났어요. 병원에 데려갔죠. 녀석은 10살의 노령묘에 아픈 곳이 너무 많아 많은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제게 길고양이의 치료를 진행할 것인지 물었어요. 그래서 대답했죠.
녀석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부터 제 고양이였습니다만.
07. 영원한 고통
끔찍한 몰골의 길고양이를 본 순간 가슴이 너무 아팠어. 병원에 데려갔어. 치료했어. 집에 데려왔어. 그런데도 녀석을 보는 내 마음은 여전히 아파.
심쿵 하거든.
08. 웰컴!
우린 신발을 신고 있어서 모르겠지만, 한여름의 아스팔트는 땅이 갈라지고 계란이 익을 정도로 뜨거워. 열을 견디다 못한 아기 고양이가 선택한 건 우리 집 앞에 있는 웰컴 러그였어. 그래서 녀석을 품에 안고 외쳤지.
웰컴, 드디어 너의 집을 찾았구나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레딧/BeforeNAfterAdo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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