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지난 8월 초, 플로리다주 폼파노 지역 경찰서에 '개가 야외에 묶여 버려져 있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서를 나서는 경관의 목덜미에 땀 줄기가 흘렀습니다. 그날 기온은 38도였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경관은 개의 상태를 확인하자마자 지역 사설 동물보호소 소장인 에미이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햇볕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유기견은 갈비뼈가 털 위로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영양실조였으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에는 햇볕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녀석이 당장 쓰러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죠.
현장에 도착한 에이미 씨는 곧장 개를 안고 그녀가 운영하는 보금자리로 향했습니다. 그녀는 개를 품에 안고서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가벼운 핏불을 드는 건 수많은 개를 돌봐온 그녀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 말이죠. 녀석의 정확한 무게는 7.7kg이었습니다.
정상 무게 범위의 반도 안 되는 수치였습니다.
리암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녀석은 에이미 씨와 다른 봉사자들의 정성 어린 돌봄 아래 건강을 조금씩 회복했습니다.
먼저, 녀석의 위가 오랜만에 들어온 음식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매시간 잘게 찢은 닭고기와 물에 사료를 조금씩 나눠 먹였습니다.
그리고 리암의 다음 식사 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봉사자들이 번갈아 가며 녀석의 곁을 24시간 지켜주었습니다.
다행히 리암을 검진한 수의사는 녀석이 영양실조 외에 별다른 질병이 없다는 소견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 영양실조 때문에 목숨을 잃기 직전까지 갔다는 것은 에이미 씨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에이미 씨는 리암의 이야기를 인터넷에 공유했습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는 그냥 평소에 수없이 보던 평범한 유기견 이야기 중 하나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가 더욱 특별한 겁니다."
"리암뿐만이 아닙니다. 매년 여름 수많은 아이들이 해변가에 버려지고 있어요. 그리고 버려진 개를 눈앞에서 보면 절대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라는 생각은 안 들 거예요. 녀석이 겪는 상심과 서러움 그 상처가 모두 느껴지거든요."
사실, 에이미 씨의 보호소는 이미 만실입니다. 리암이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케이지가 없었죠. 그럼에도 에이미 씨는 리암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에이미 씨는 갈 곳 없는 리암을 품에 안고 말했습니다.
"개는 절대 당신을 먼저 버리지 않아요. 먼저 떠나는 건 우리 인간뿐이죠. 그 아픔을 겪고서도 이 녀석은 우리를 믿고 있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을 배반하지 말아 주세요."
이번 여름은 반려동물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글 The Dodo
@100+ ABANDONED DOGS OF EVERGLADES FLORIDA
사진 제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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