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평일 아침, 제시카 씨가 허겁지겁 무언가를 챙깁니다. 올해 7살이 된 어린 딸이 학교에 가기 시작하며 아침 준비로 바빠진 것인데요. 몸은 바쁘지만 힘들지는 않습니다.
나머진 크레이그가 대신해주기 때문이죠!
크레이그는 제시카 씨가 2년 전 동물 보호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입양한 고양이입니다.
제시카 씨는 크레이그가 버림받은 아픔 때문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첫날부터 우리 가족을 훑어보더니 소파 한가운데에서 잤어요. 그리곤 어떤 큰 소리가 나도 눈을 뜨지 않았죠. 아주 느긋하고 대범한 녀석이란 걸 알았어요."
첫날부터 크레이그의 무덤덤한 모습에 제시카 씨는 녀석이 무뚝뚝한 성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가족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온갖 애교를 다 부려요."
그런데 제시카 씨가 주목한 건, 크레이그가 그녀의 딸에게 유독 강한 애착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크레이그는 창밖만 내다보며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시카 씨는 스쿨버스를 발견한 크레이그가 안절부절못하며 현관문 앞을 서성이는 걸 발견했습니다.
제시카 씨는 잠시 고민 끝에 문을 열어 주었고, 크레이그는 곧장 스쿨버스 앞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그러자 스쿨버스에서 아이들의 탄성이 들려왔습니다.
댕댕이가 반갑게 뛰쳐나오는 모습은 종종 봤어도, 고양이가 반갑게 뛰쳐나오는 모습은 처음이니까 말이죠!
그날 이후로 제시카 씨는 아침마다 딸을 스쿨버스까지 데려다주고, 오후엔 딸을 마중 나가는 일을 크레이그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크레이그는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자리에서 떠나지 않아요. 후흣."
물론, 딸을 떠나보낸 후에는 집으로 후다닥 달려오는 것도 잊지 않죠.
스쿨버스가 올 때마다 뛰쳐나가는 크레이그의 모습은 주민들에게 수차례 목격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어느새 녀석은 모두가 아는 유명한 스타가 되어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다 보면 거만해지기 일쑤지만, 크레이그는 다릅니다.
"크레이그는 오직 제 딸에게만 눈길을 줍니다. 녀석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라는 걸 안거죠. 우리 가족도 크레이그와의 시간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후다닥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틱톡 craig_the_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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