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사색이 된 초보 집사가 `고양이가 가출한 것 같다`라며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에 베테랑 집사들이 나섰습니다.
자자. 우선 진정하시고요. 변기통은 확인해 보셨나요? 거실에 있는 조명은요? 옷장 서랍이나 소파 쿠션은 들쳐 보셨나요?
거길 왜 보냐고요? 글쎄 일단 확인해 볼까요?
01. 부엌 찻장
찻장 문을 연 적이 없어서 전혀 의심도 못 했죠? 고양이들은 손을 잘 쓰고 높은 곳을 좋아해 이 정도는 껌이거든요.
자. 어서 눈물을 닦고 녀석에게 뽀뽀해 주세요.
02. 변기통
변기 뚜껑 좀 열어보실래요? 짜잔!
근데 우선 목욕부터 시켜야겠어요.
03. 창고 또는 포장지 안
혹시 최근 택배나 물건이 배달돼 온 적 있나요?
좁은 곳을 좋아하는 녀석들에게 포장 상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천국이거든요.
04. 침대 아래
중력은 무시하고 위아래로 꼼꼼히 살펴보는 게 좋아요.
유연한 몸 때문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도 잘 기어들어 가거든요.
05. 소파 틈
소파에 고양이가 들어갈 틈이 없다고요?
음. 글쎄요. 기존 상식을 버려야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예요.
06. 블라인드 앞 또는 뒤
초보 집사님. 블라인드를 올려볼까요?
짠. 또 여깄네요.
07. 쓰레기통
자, 쓰레기통 안도 좀 확인해 볼까요?
있네 있어.
08. 천장
방문을 닫고 볼 좀 켜보실래요? 저깄네요.
저곳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이유는 나중에 궁금해하세요.
논리를 버리고 그냥 녀석이 좋아할 만한 곳은 다 찾는 겁니다.
09. 환풍구
상식과 논리를 버리면 슬슬 더 많은 곳이 눈에 보일 거예요.
저기 저 덜렁거리는 환풍구 안은 확인해 보셨나요.
10. 냉장고
사실, 가장 먼저 확인해 봐야 할 곳이 냉장고예요.
냉장고 문을 잠깐 열었을 때도 들어갈 수 있고, 또 가장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에요.
숨는 장소를 들키면 더 은밀한 곳을 새로 찾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른 척 외면해 주는 것도 좋아요.
물론, 녀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캣타워나 집을 따로 마련해 주는 것도 잊지 말고요!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