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지난 5월, 뉴욕 주에 있는 한 아파트 세입자가 트럭에 짐을 가득 싣고 바삐 길을 떠났습니다. 멀리 이사를 간 것인데요. 이 모습을 창가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고양이가 있었으니.
바로 바삐 떠난 세입자의 반려묘입니다.
텅 빈 집안에 홀로 남겨진 고양이는 다행히 집을 확인하러 돌아온 집주인에 의해 일찍이 발견되었습니다.
큰일이 나기 전에 발견된 것은 다행이지만, 당시 혼란스러운 고양이의 표정을 기억하는 지역 구조대(Little Wanderers)의 마음은 씁쓸했습니다.
“나니아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고양이의 이름은 나니아.
그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나니아의 마음은 문은 굳게 닫혀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6살의 상처받은 고양이 나니아는 인간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구조 날 곧장 임보 자원봉사자의 집으로 옮겨갔습니다.
상처가 많이 컸던 탓일까요. 나니아는 임보자의 집으로 옮겨간 후에도 한동안 구석에 숨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임보자는 천천히 그리고 아주 꾸준히 사랑을 베풀었고, 마침내 약 한 달 정도가 지난 후에야 녀석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니아가 무뚝뚝한 녀석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인간에 대한 신뢰를 다시 회복한 나니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무뚝뚝할 거로 생각했던 녀석은 사실 애굣덩어리였죠.
잠에서 깬 임보자가 침대에서 눈을 뜰 때면, 언제나 나니아가 임보자의 다리를 부여잡고 코를 골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요.”
사람을 그토록 좋아했던 녀석이 버림받았을 때 녀석이 받았을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되는 부분이었죠.
정말 다행히도 나니아는 아픔을 극복하고 예전의 사랑스러운 성격을 되찾았으며, 5개월간의 임보 끝에 새 가족을 만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나니아의 사연을 익히 잘 알고 있는 새 가족 역시, 다리를 포옹하고 놓아줄지 모르는 이 귀염둥이 고양이를 평생 끝까지 책임질 거라고 약속했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길 바라
글 제임수
사진 Love Meow, @Little Wanderers 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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